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5일 다양한 국적을 가진 많은 외국인이 오고가는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는 손소독제만 비치돼 있을뿐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을 찾아보기 힘들뿐 아니라 열화상카메라 등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장비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5일 다양한 국적을 가진 많은 외국인이 오고가는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는 손소독제만 비치돼 있을뿐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을 찾아보기 힘들뿐 아니라 열화상카메라 등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장비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확진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감염 두려움이 증폭되고 있지만, 정작 다수의 외국인이 오고가는 울산출입국·외국인관리사무소(이하 울산출입국사무소)는 관련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관할구역이 울산시를 비롯해 경주시까지인 국가 기관으로 보다 강력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장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손소독제 4개가 전부
5일 오후 남구 달동에 위치한 울산출입국사무소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이 붐볐다.
 이들은 각종 외국인 지원 서비스를 받기 위해 서류 작성을 하거나 창구에서 민원을 해결하는 등 저마다 업무를 보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 기관은 1~3층에 걸쳐 울산, 경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출입심사부터 체류허가, 사증 발급 등 외국인들의 위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


하루 외국인 방문자 수가 200~300명 가량으로 울산에서는 가장 많은 외국인이 모이는 곳이다. 여기에 함께 오는 한국인 가족, 친구 등을 더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이런 만큼 울산출입국사무소는 선제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관은 특별한 예방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1층 사무소 입구는 열 감지 장비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누구나 들락날락 거릴 수 있게 완전 개방된 상태다.
민원 서류를 작성하는 공간에는 4개 정도의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긴 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턱 없이 부족한 대처였다.


 10여 명의 민원 업무를 보는 내부 직원들은 마스크를 꼈다 벗었다를 해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실효성은 없었다.
 민원인들은 따로 마스크를 배부받지 못해, 이들이 개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 대다수가 미착용해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 너무 자유스러워 민원인이 당황
급한 대비책으로, 손으로 입을 막고 있거나 목도리로 코, 입을 감싸는 사람들도 더러보였으며, 개중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은 사람을 피해 자신의 민원 업무 순번이 될 때까지 출입국 입구를 서성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이 기관이 위치한 건물은 총 12층으로 이뤄져 있어 출입국사무소뿐 아니라 타 회사들도 함께 쓰고 있는 복합 건물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최근 화장실 배관이나 환풍장치 등 다양한 경로로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만큼 화장실 위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민원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1층 화장실에는 이를 대비한 어떠한 문구나 의료품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메케한 냄새가 내부를 뒤덮어 비위생적인 이미지만 각인됐다. 

이날 중국인 어머니의 체류 연장을 위해 방문한 박모(30대)씨는 "외국인이 이렇게 많이 돌아다니는데 열 감지기 조차 마련해 놓지 않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겉으로 보기에 누가 감염자인지 어떻게 판단하냐"면서 "마스크도 직접 착용하고 왔다. 다른 곳은 몰라도 출입국사무소에서는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할 줄 알았다"고 호소했다.


중국 국적을 가진 또 다른 외국인(50대)은 "고향 지인들과 연락해보면, 중국은 우한 지역뿐 아니라 전 지역이 난리인데, 외국인들이 많은 곳에서 이렇게 대비해도 되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중국 국적이여서 이곳을 방문할 때 제재가 있을 줄 알았는데 평소랑 똑같이 왔다갔다 할 수 있어 신기하다"고 의문을 던졌다.


이와 관련해 울산출입국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라 방역 마스크 등 방역물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수백 명의 방문 민원인분들께 지급이 어려운 상황으로 방역마스크 등 방역물품 수급을 위해 관할 시청, 보건소 등에 협조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또 "매일 전 직원에게 마스크를 지급, 마스크를 착용해 민원인을 응대하고 있지만 현재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마스크는 일반마스크보다 두꺼운 KF94 계열 마스크로 장시간 착용할 경우, 호흡이 곤란해 일시적으로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있다"면서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매일 업무 시작 전청사 내 감염가능성이 높은 문 손잡이, 민원창구, 보호실, 엘리베이터 버튼 등을 포함해 소독제(에탄올 성분)가 주입된 분사기를 통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또 오늘(5일) 열화상 카메라를 신청했으며, 청사 출입 민원인의 이상 징후 발견 시, 관할 보건기관에 즉시 통보 및 처리 절차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원기자 usjhw@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