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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는 이제 들여다볼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급전직하 상황이다. 자영업의 상황은 심각하다. 이는 통계치가 잘 말해 준다. 자영업의 동향은 울산의 밑바닥 경제를 말해주는 지표다. 자영업의 몰락은 지역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요소다. 소상공인의 몰락과 이에 따른 지역 상가 공실 급증 등 폐해를 막기 위해 자영업자의 경영개선을 지원하면서 구조적 취약성도 해소해 나가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정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보다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울산의 경우 실제로 조선업 수주 급감이 발생한 몇 해 전부터 자영업의 침체가 가시화됐다. 제조업 생산은 2015년 이후 크게 감소했고 소비자 심리지수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울산 제조업 생산지수는 2015년에는 100에서 2018년 94.1로 5.9p나 급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100에서 103.7로 3.7p 오른 전국 평균과는 대조를 이룬다. 울산의 소비자 심리지수도 같은 기간 99에서 94로 5p 하락했다. 이 역시 전국 평균은 102에서 103으로 1p 상승했다. 

이처럼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인구도 2015년 이후 타지역으로 순 유출이 확대됐다. 2015년 1,000명에 불과했던 울산의 순 유출 인구는 2016년 7,600명, 2017년 11만 9,000명, 2018년 11만 8,000명 등으로 급속히 확대됐다. 지난해는 더욱 심각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하강 곡선을 타기 시작한 이듬해인 2016년부터 자영업자 관련 업종의 매출에 반영됐다. 2015년까지만 해도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한 지역 소매판매액지수는 2016년 -0.7% 2017년 -1.4% 2018년 -0.2% 등으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다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됐다. 

울산지역에서 금융기관 대출 거절(1회 이상)을 경험한 자영업자 비중은 45.8%로 전국 수준(29.9%)을 상회했다. 대출 거절 사유는 담보 부족(48.9%), 대출한도(20.0%), 보증서 미발급(17.8%)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 공실률도 경기 하락 국면을 잘 보여준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공실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17.7%인 경북이었고 △울산(17%) △전북(16.9%) △세종(16.2%) 등의 순이었다. 특히 울산 신정동의 공실률은 37.1%에 달했다.

울산지역 소상공인은 매출액 규모가 전국에 비해 크지 않아 대체로 영세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등 구조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울산의 생계형 자영업자(연간 매출액이 4,800만 원(부가세 포함) 미만)의 비중은 2017년 29.9%로 전국(25.4%) 및 광역시 평균(27.0%·울산 제외 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여기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울산지역 자영업 밀집도는 인구 1,000명당 2014년에는 56.8개였지만 2017년에는 59.9개로 늘어나면서 1,000명당 60개에 육박한 상태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숙박, 교육서비스, 여가 서비스, 기타서비스 등의 부문에서 전국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 경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울산지역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아지고 타지역과 격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울산지역 자영업자 폐업률은 2016년 15.8%로 광주와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2017년 15.5%를 거쳐 지난해 말까지 3년째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문제는 특별한 대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경영지원, 경쟁 완화, 사회안전망 활용도 제고 등을 통해 자영업자의 경영 개선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대안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경영지원을 위해서는 자영업자 공동물류센터 운영, 협동조합 구성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자영업자에 대한 경영컨설팅, 멘토링 등을 강화할 것을 여러 곳에서 주문하고 있지만 울산시는 이 부분에까지 세심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와 관계 당국은 지금 울산의 경제 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할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자영업에 대한 대책은 시급하다.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 그룹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 울산은 지속적인 경기하락과 신종코로나 악재 등으로 숨도 못 쉬는 상황이다. 울산시와 관계 당국은 지금까지 쏟아져 나온 각종 전문가 그룹의 제언에 보다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영업은 지역 경제의 기초다. 그 기초가 흔들리면 시민의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구가 유출되고 경제가 무너지는 것의 출발은 자영업 몰락이다. 자영업의 회복이 지역경제의 아랫목을 데우는 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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