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부리와 고래, 대한민국 대표축제 자리해야
쇠부리와 고래, 대한민국 대표축제 자리해야
  • 울산신문
  • 2020.02.1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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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대표적인 축제인 쇠부리축제와 고래축제가 문화체육관광부 예비 문화관광축제에 최종 지정됐다. 문체부는 축제 자생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축제로의 발전을 위해 예비 문화관광축제를 지정하고 있다. 

문체부 평가에서 쇠부리축제는 정체성 확보를 위해 철 원류지인 달천철장으로 장소를 옮기고 주민참여형 축제로 발전시킨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고래축제는 지역 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확보하고 축제 전담 조직이 체계적으로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점이 인정받았다. 두 축제는 이번 지정으로 2년간 중앙부처 차원 전문가 현장 평가, 빅데이터 분석, 컨설팅 지원 등을 지원받는다.

문제는 앞으로의 과제다. 2년 후 두 축제는 예비문화관광축제를 넘어 정부가 인정하는 문화관광축제에 제대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 울산시도 "예비 문화관광축제가 잘 육성돼 향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커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두 축제를 어떻게 육성해 나갈 것인가에 있다. 

먼저 쇠부리축제를 보자. 쇠부리축제는 지난 10여 년간 울산 북구가 집요하게 이어온 축제다. 사실 울산시의 지원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노력으로 이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울산의 대표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열린 축제의 경우 쇠부리 제철기술 복원실험에서는 국내 최초로 울산 쇠부리가마를 만들어 선철 83.3㎏을 생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문제는 기초자치단체인 북구가 부족한 예산으로 어렵게 진행해오다 보니 확장성에 여러 가지 장애요인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울산은 산업수도라는 이름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끈 주역이지만 그 역사는 실로 오래됐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철 채광장이자 대표 산업유적인 달천철장(울산시 기념물 제40호)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달천철장은 뛰어난 역사성과 산업수도 울산과 연계할 대표 문화관광자원이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작 관련 사업은 기초단체인 북구에만 맡겨져 활용은 미흡했다. 

달천철장은 울산이 철의도시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엄청난 역사적 실증을 보여주는 장소다. 바로 이곳이 쇠부리 축제를 통해 첫 제철복원 성공, 달내쇠부리보존회의 '불매가' 재복원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낸 바 있다. 과거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장 등 전문가들이 울산 북구를 찾아 달천철장이야말로 산업수도 울산과 결부시킬 대표적 문화관광 콘텐츠라며 쇠부리문화의 적극적인 육성을 조언한 바 있다. 

울산 북구는 이같은 유적 중요성에 따라 수년간 공원조성, 문화콘텐츠 개발, 쇠부리축제 등 유무형의 자원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인근 아파트 건설과 토양 비소(砒素)오염 등에 따른 주민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민원은 지금도 제기되고 있어 사업을 하루빨리 진행해야 하는 형편이지만, 한정된 예산 탓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지금도 달천철장 지역에 대한 민속, 철기, 관광 등 분야별 전문가의 추가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확실한 성과를 내려면 공원 조성부터 전시관, 쇠부리길 등 하드웨어와 축제 같은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데 이 역시 예산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 해답은 바로 울산시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산업수도인 울산이 앞으로의 먹거리를 어디에 둘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울산시는 이같은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달천철장 콘텐츠 복원과 인프라 확보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철의 도시 울산이 튼튼한 뿌리를 가진다면 이보다 더 풍부한 문화적 자산은 없기 때문이다

고래축제 역시 정체성 문제를 제대로 짚어야 한다. 고래는 이미 울산의 대표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고래축제의 경우 환경단체와의 마찰로 고래 관련 콘텐츠의 한계에 봉착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래생태관의 고래까지 모조리 반환경적이고 동물학대의 상징인 것처럼 매도하는 일은 곤란하다. 고래 없는 고래축제의 콘텐츠 변화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죽은 고래 화석이 된 고래, 그림과 영상, 사진으로 만나는 고래만으로도 훌륭한 축제를 치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축제라면 굳이 울산에서, 그것도 고래특구에서 할 이유가 없다. 포항이든 동해든, 속초나 제주에서도 이런저런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장을 펼치면 그뿐이다. 그런 점을 분명히 해야 고래축제의 앞으로의 방향성이 확실해진다. 

울산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고 있는 롤모델이 됐다. 그 뿌리에 울산의 오늘을 있게 한 철기문화와 고래문화의 유전인자가 깔려 있다. 바로 이 두 가지 핵심 콘텐츠가 울산의 대표축제로 자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울산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축제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2년간 울산시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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