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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벽화와 암각화 연구 권위자인 전호태 교수(사진)가 고대사상의 탄생을 돌아보는 '고대에서 도착한 생각들'(도서출판 창비)을 펴냈다.


 구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에 이르는 수만 년 동안 축적된 고대 한민족의 생각과 신앙을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담아낸 신간이다.


 책 속에서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왜 남신이 아닌 여신을 먼저 형상화하고 숭배했는지 저자는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고고학적 발굴을 보면 흥미롭게도 엄마들이 여신의 그림자로 여겨진 흔적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눈높이로 동일한 유물을 바라보며 오손도손 대화하는 형식이어서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더불어 유물과 사상이 생겨날 당시의 상황을 고대인의 시각으로 서술해 생동감 있는 1인칭 시점으로 살펴보게 한다.


 앞부분은 구석기-신석기-청동기-(초기)철기시대로 이어지는 선사시대 역사를 되짚는다. 토기 제작과 농경으로 대표되는 신석기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사고의 도약기였음을 보여준다.
 반구대암각화유적보전연구소장이기도 한 저자는 전공인 암각화에 담긴 문명사를 밝힌다. 저자는 반구대암각화가 단번에 완성되지 않고 여러 대에 걸쳐 새겨졌다고 말한다.


 '바다짐승을 새기던 사람들'이 떠나고 오랜 시간이 흘러 '물짐승을 사냥하는 사람들'이 반구대에 그림을 그렸고, 이후 농경을 주로 하던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기존 그림 위와 옆에 다시 그림을 그렸다고 전한다.

 

  기본적으로는 생활을 담아낸 그림이었지만 자신들의 '신화를 표현'하는 수단이자 '주술의 한 방법'이었다며 자신들의 신에게 풍요를 간구하는 모습이 바로 암각화의 기본 축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책은 한반도에 전파된 불교, 도교, 유교 사상의 주요한 가르침과 그 유입 배경과 과정, 그에 따른 사회상 변화를 살핀다. 특히 종교의 유입 과정과 그 흐름을 통해 삼국시대 당시 동아시아 외교의 단면까지 찬찬히 들여다보게 한다.


 전호태 교수는 현재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와 반구대암각화유적보전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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