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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관광공사 유치에 실패한 이후 울산관광재단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전시컨벤션 설립과 함께 추진하는 울산관광재단은 관광과 컨벤션의 2본부 형태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현재 구체적인 실무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단계(2021~2023년)의 경우 7팀 38명, 2단계(2024~2026년)는 8팀 42명, 3단계(2027년 이후)는 8팀 47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오는 2021년 초기 관광진흥본부는 신규 직원 9명으로 관광마케팅 업무 일부만 이관받아 관광콘텐츠 발굴 강화를 위한 신규사업 중심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또 전시컨벤션 본부 인원은 현재 위탁운영기관인 울산도시공사로부터 업무를 이관받아 28명의 직원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10년간의 소요예산은 1,451억 원, 설립 초기는 123억 원 정도다. 이중 전시컨벤션 예산이 72.3%를 차지한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연 266억 원, 고용유발효과 연 248명, 부가가치효과는 연 94억 원으로 예측됐다.

여기서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전시컨벤션과 관광의 융합이다. 물론 전시컨벤션의 효율적인 운영을 꾀하고 관광산업의 부흥까지 이뤄낸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하지만 울산의 현재 상황은 이같은 비전은 근거없는 희망에 불과하다. 전시컨벤션에 대한 인프라가 일천한 데다 관관산업은 빼어난 자원을 가지고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해 주먹구구식이 되버린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관광과 컨벤션을 동시에 추구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발상은 말 그대로 헛다리 짚기에 불과하다. 더구나 인근 경주와 부산에 전시컨벤션과 관광산업이리라는 거대한 인프라를 구축한 도시가 마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만이 가진 차별화된 관광 및 전시컨벤션 산업을 찾아내는 작업은 보다 신중하고 치밀해야 가능하다. 

울산은 동해를 끼고 있는 천혜의 해안 절경과 울주 7봉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배산임해'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신라문화 발원지이기도 하고 고대 원시인의 고래잡이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독특한 테마관광지이기도 하다. 문제는 울산이라는 도시에 대한 선입견과 중앙정부와의 유기적 연계성이다. 울산을 그동안 공업도시로 인식하게 한 것은 무엇보다 개발과 성장 논리가 주류를 이룬 사회적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관광울산하면 산업관광으로 연결한 중앙정부의 인식도 울산 이미지 쇄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울산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그래서 울산시는 울산관광공사를 유치하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울산과 연계한 관광공사를 지사개념으로 설치하고 이를 울산시가 운영한다면 울산만의 차별화된 관광상품 개발과 해외 공동마케팅, 지역관광 마케팅 등이 가능하다고 봤다. 정부 산하기관이 어렵다면 시 산하기관 형태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거셌다. 지금까지 울산의 경우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관광 활성화 및 마케팅 관련 정보를 얻거나 충분한 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울산시는 지난해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에 이어 올해는 제대로 된 관광 인프라를 갖춰 울산을 관광도시로 만들어나갈 시점에 서 있다. 관광공사는 지역발전과 주민 소득 증대 이외에도, 울산의 다양한 관광프로그램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울산의 관광 경쟁력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기관이다. 

태화강과 고래, 선사문화와 산업관광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진 울산이 관광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금까지 관광도시 울산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용역사업이 비전이 있긴 하나 현실적인 문제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울산 관광을 제대로 관리하고 조정하는 컨트롤타워는 그래서 더욱 필요하다.

울산의 경우 역사문화의 보고이자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 도시이지만 울산이 제대로 소개되고 알려진 사례는 아쉽게도 드물었다. 이는 바로 컨트롤타워의 부재 때문이다. 축제를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울산의 새로운 먹거리로 만드는 작업은 전담기구가 반드시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추진되는 관광재단은 자칫 전시컨벤션기능의 하청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우려가 높다. 내실 있는 관광자원 홍보와 이를 투자로 이어줄 재원의 발굴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관광재단의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운영이 필수적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발상은 첫발을 내딛는 울산의 관광산업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우려를 제대로 살피고 관광재단 설립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울산의 관광도시화 문제에서 가장 시급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따져 컨트롤타워부터 갖추는 일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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