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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 근로자가 밀집해 있는 울산 북구는 소위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지방선거와 총선 등 선거 때마다 보수와 진보가 '수성'과 '탈환'을 번갈아 하며 공방전을 벌였다.

1997년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후 기초단체장 자리는 진보 3차례, 보수 2차례씩 나눠 가졌고, 4년 전 치러진 20대 총선(2016년)에서는 진보진영이 승리하면서 지역의 보수와 진보가 반반씩 권력을 나눠 가졌다.

하지만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때는 더불어민주당이 처음으로 구청장 선거에서 패권을 거머쥐었고, 이 때 치러진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북구지역 정치 지형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런 가운데 북구는 다가오는 4·15 총선에서 울산 6개 선거구 가운데 나름 격전지로 꼽힌다. 최근 대단지 아파트가 이 지역에 급증하면서 인구가 1만 명이나 늘어나는 등 새로 유입된 표심의 향방이 북구 총선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은 보수-진보로 양분된 북구에 처음으로 꽂은 승리의 깃발을 유지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끊임없이 다지고 있으며, 보수 야권인 자유한국당과 진보 야권인 정의당·민중당 등은 잃어버린 땅을 되찾기 위해 벼르고 있다.

13일 기준 북구에는 모두 10명의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전통적인 양강 대결 구도에 이번 선거에서 권력을 잡은 민주당은 현역인 이상헌 의원과 이경훈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재선에 도전하는 이상헌 의원은 시당위원장으로 울산 전체 총선을 책임지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느냐에 따라 정치 위상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울산지역 6개 선거구 가운데 북구를 비롯해 최대 4개를 가져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훈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북구가 무너지면 울산이 무너진다"며 "노동자 도시 북구를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노동자 출신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에서는 박대동 전 국회의원이 탈환을 시도하고, 박천동 전 북구청장과 박상복 전 북구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출마를 저울질 하던 윤두환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

각 국회의원과 구청장을 역임한 박 전 의원과 박 전 구청장은 정치신인이자 젊은 정치인인 박 전 북구의원과 당내 공천을 두고 서바이벌 게임을 벌여야 한다.
때문에 북구에서 보수진영은 '신구 대결'로 표가 갈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년 전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뒤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 박 전 북구의원은 한국당에 청년 공천 30% 룰을 지켜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표를 결집시키기도 했다.

진보야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에선 김진영 전 시당위원장이, 민중당에선 강진희 북구지역위원장이 출마한다. 이들 후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진보정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노동자 도시'로 불리는 북구에서 현대차 노동자의 표심을 노리고 양보없는 선거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울산에서는 군소정당인 민주평화당에선 김도현 북구지역위원장과 국가혁명배당금당 최형준 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결전을 예고했다. 무소속 박영수 북구발전연구소 대표도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금배지를 향해 뛰고 있다.

북구 국회의원 선거는 한국당과 진보 야권의 탈환이냐, 정권을 잡은 여당인 민주당의 수성이냐로 선거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관측된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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