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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이 합친 미래통합당이 17일 공식 출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분열했던 보수 정파가 총선 58일 남겨둔 상황에서 하나로 뭉치고, 여기에 중도 세력이 합류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맞선 단일대오를 갖춘 것이다. 보수 진영 통합은 2017년 1월 새누리당이 분열 이후 3년여만이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020 국민 앞에 하나'란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식을 열었다. 한국당 105석, 새보수당 7석, 전진당 1석을 합쳐 총 113석의 제1야당으로 총선을 맞게 됐다. 여기에 의석 5석의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의 비례대표 전문 자매정당으로 총선에 나선다.

보수 진영 대표 정당이 신설 합당을 통해 재출범한 것은 1997년 신한국당과 통합민주당이 합당해 한나라당으로 출범한 이후 23년만이다. 이로써 한국당은 보수 대표정당의 자리를 통합당에 넘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날 통합당 출범식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새보수당 유의동 책임대표, 전진당 이언주 대표 등이 참석했다.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미래통합당 소개 영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당 황 대표가 당 대표를 맡고 나머지 한국당 최고위원 7명(심재철 원내대표, 김재원 정책위의장, 조경태·정미경·김광림·김순례·신보라)에 원희룡 제주지사와 새보수당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 김영환 전 의원, 김원성 전진당 최고위원 등 4명이 통합당 최고위원으로 합류한다. 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도 한국당 체제에서 변화가 없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조되다시피 한 이 지도부는 총선 이후 전당대회에서 재편될 전망이다. 총선 공천관리위원회의 경우 한국당 김형오 위원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공관위원이 추가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통합당은 황 대표 주재로 출범식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상견례를 하고 공관위 확대 개편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약칭은 '통합당', 상징색은 연한 파스텔톤 분홍빛인 '해피 핑크'로 정했다.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유전자(DNA), 피 한 방울에 깨끗함을 상징하는 흰색에 떨어져 국민 행복을 추구하는 색깔을 상징한다고 통합당 측은 설명했다. 상징 표어는 '하나 된 자유대한민국의 힘'으로 정했고, 로고 모양은 자유대한민국의 DNA가 국민 가슴에 모여 국민 행복과 희망을 끌어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통합당은 전했다.

통합신당준비위원회의 박형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래통합당의 첫번째 가치는 혁신이고, 두번째는 확장, 세번째는 미래"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이 헌정 질서를 흔들리게 하고 있고 대한민국 70년의 기적적 성취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게 하려면 통합당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헌법정신'이다"며 "자유·민주·공화·공정의 가치를 담은 헌법정신을 유지 확대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황 신임 대표도 이날 연설에서 "새로운 당명인 '미래통합'은 대한민국이 걸어가야 할 길이고, 통합신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응축된 이름"이라며 "정당의 통합을 넘어 국민 대통합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는 확고한 신념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출범으로 작년 여름부터 물밑에서 시작된 보수통합 논의는 큰 고비를 넘었다. 당초 "탄핵 찬반 앙금이 커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폭주 저지'란 명분 아래 "분열은 필패(必敗)"란 위기감이 커지면서 결국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신설 합당 형식의 통합당 창당에 뜻을 모았다.

여기에 이언주 의원이 이끄는 전진당 등이 동참했고, 김영환·문병호 전 의원과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 옛 국민의당 세력이 합류해 이념적 스펙트럼에 중도적 성격도 가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전날 '브랜드뉴파티', '같이오름', '젊은보수' 등 3개 청년 정당도 합류를 선언하면서 2030세대로 외연 확장을 위한 발판도 어느 정도 갖췄다. 통합당 관계자는 "남은 것은 공천 혁신과 수권(受權)정당으로서 정치적 비전과 대안을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은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합친 민주통합당(가칭), 정의당,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가칭) 등 5개 정당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조원호 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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