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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이 17일 21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5선의 울산 유력정치인이 총선 출마를 접으면서, 그를 이을 울산정치 1번지인 중구 대표주자로 어떤 인물이 부상할 지, 또 청와대 하명수사의 피해자로 간주되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중구 투입설'이 성사될 지 중구를 중심으로 울산전체 선거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아울러 정 의원이 불과 며칠 전만해도 총선 출마 의지를 주변에 피력했던 터라 지역에서는 그의 불출마 배경도 울산정가의 관심사다. 


 정갑윤 의원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 망해가는 나라를 바로 잡는 중차대한 선거"라면서 "그런 점에서 제가 마음을 내려놓는다"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울산 중구 함월산에서부터 울주 서생 앞바다까지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겠다"면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여러분의 한 표가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다. 그 과업을 향해 저는 백의종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정을 하기까지 참으로 많은 고민과 번민을 했다"면서 "나 보다는 대한민국을 선택하고자 한다. 내 한 몸 불살라 나라를 걱정하겠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했다.


 정 의원은 "지금 거리에 나가 보면 임대 간판이 속출한다. 장사가 안 돼 국민들은 하염없이 울기만 한다. 공장의 엔진은 식은 지 오래"라며 "문재인 정권의 실정으로 민생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들이 마음을 둘 곳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대로 가면 국민들은 다 죽는다. 바로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소식에 지지자들과 측근들은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이번 선거에 출마해 6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정 의원은 지난주 서울과 지역구인 울산 중구를 수시로 오가며 지역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등 출마 준비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배경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지난 주말 한국당 공관위 측에서 불출마 설득을 받은 것 아닌가" 같은 추측성 뒷말이 나오고 있다.
 현역 중진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울산 중구는 4·15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이곳은 정 의원을 빼더라도 현재 예비후보가 10명이고 정 의원이 속한 한국당 후보는 4명이나 돼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6개 선거구 중 한국당 최다 예비후보가 등록된 지역이다보니, 한국당 내 공천경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문병원 전 울산시의원, 박성민 전 중구청장, 이동우 전 울산시중기지원센터 본부장,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이 울산중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들 모두 한국당에서 일찌감치 불던 '다선의원 교체설'을 기대하며 '정치신인' 혹은 '세대교체' 명분으로 출마를 준비해 온 인사들이다.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통해 김기현 전 시장을 내세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전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으로 꼽는 울산남구을 출마를 선언한 상황. 하지만 중앙당으로서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인지도가 급상승한 김 전 시장과 박맹우 현역 의원과의 맞대결로 당력 출혈을 감수하기 보다 '광역단체급 후보 재배치'를 통해 울산지역 다선·중진 의원들의 지역구 교통정리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김형오 한국당 공관위원장은 "인재들이 몰려있는 곳이 있는 반면, 마땅한 후보가 없는 곳도 있다. 아까운 인물이 경선도 제대로 못하고 탈락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면서 전략지역 재배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시장은 "남구을에서 뼈를 묻겠다"면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향후 김 전 시장의 중구 전략공천 여부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울산 중구 유력 정치인의 불출마로 공천 셈법이 복잡해졌다. 현재 등록된 예비후보들과의 경쟁 구도에 전략공천까지 더해지면 교차방정식 영역으로 넘어간다. 


민주당이 1·2차 경선실시 지역 확정 발표에서 울산 6개 선거구 중 울산 중구만 제외한 것을 놓고, 한국당 인물과의 구도를 고려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김광식 전 근로복지공단 감사와 박향로 전 울산중구지역위원장, 임동호 전 최고위원이 선거전에 나섰다. 노동당 이향희 전 중구위원장, 송난희 국가혁명배당금당, 이철수 울산사회교육연구소장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전에 합류했다.


정 의원이 공천 지분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울산 보수진영 물갈이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이번 불출마 선언이 다른 선거구에도 영향을 미칠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친박계인 정 의원은 2002년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울산 중구에서 내리 5선을 지냈다. 2014년 19대 국회에서는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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