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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이 7년 전 폐교 한 '이천분교'를 관할 지자체인 울주군에 매각하기로 했다. 군은 이를 '복합문화시설'로 고쳐쓰기로 해 마을수익시설로 무상임대해 줄 것을 요구하던 주민들과 교육시설로의 자체활용을 고수했던 시교육청간에 빚어져왔던 해묵은 갈등이 해소될 전망이다. 특히 저출산기조에 따라 문을 닫는 학교가 증가하고 마을공동체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버려진 폐교가 마을공익시설로 재탄생하는 모델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 무상임대 요구 주민과 갈등 해소
17일 울산시교육청과 울주군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이천분교를 울주군에 매각하기로 하고 공유재산매각심의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944년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일원에 개교한 길천초 이천분교는 학생 수 감소로 2013년 3월 1일자로 문을 닫았다. 

시교육청 직속 기관인 학생교육원의 야영장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사용빈도가 워낙 낮아 대체 활용방안이 요구돼왔다. 주민들은 이에 수년전부터 이천분교를 주민수익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무상임대해줄 것을 시교육청에 요구해왔다. 시교육청은 교육시설을 수익사업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무상임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또 관할지자체인 울주군이 폐교를 매입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군이 주민 요구를 반영한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폐교 매입에 나선 것이다. 군은 총 35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이 가운데 20억 원을 부지매입비로 제시했다. 

이천분교는 부지면적 5,098㎡, 교사동 2개동을 비롯해 총 5개동으로 이뤄졌고 연면적은 415.6㎡ 규모다. 시교육청은 하반기 시설을 매각하기로 하고 감정평가를 거치기로 했다. 

# 교육청 "공익시설 활용 적극적 세일즈"
시교육청 관계자는 "활용도가 낮은 폐교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고, 매각한 재원을 학교 신설 및 교육환경개선에 재투자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군은 이천분교를 매입한 뒤주민들이 당초 요구해왔던 공익기능을 갖춘 주민참여형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여기다 교육, 문화 등 2가지 기능을 더 결합시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 큰 그림이다. 

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주민자치시설인 수익시설을 갖추고, 여기다 군이 운영하는 교육 및 문화시설을 더해 영남알프스 산악관광객 활성화의 거점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천분교 매각을 계기로 활용도가 낮은 폐교를 공익시설이 필요한 지자체 등에 매각하기 위한 세일즈에 나서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적극적인 세일즈 활동을 통해 갈수록 늘고 있는 폐교시설이 쓰일 곳을 찾지 못해 방치되는 사례를 막겠다는 의지다. 

울산에는 현재 총 11곳의 폐교시설이 있고, 다음달 검단분교와 효문분교가 문을 닫게 되면 총 13곳으로 늘어난다. 또 3년간 유예된 북구지역 학교 4곳에 대한 폐교 절차가 정부의 조건부대로 이행되면 문닫은 학교의 숫자는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하주화기자 jhh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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