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약 '미프진' SNS서 불법유통 기승
낙태약 '미프진' SNS서 불법유통 기승
  • 김가람
  • 2020.02.18 20:31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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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 온라인 의약품거래 금지 불구
단속 사각지대 메신저앱 활용 매매
2018년 2197건 적발 2년새 10배↑
국내 수입·판매 못해 대부분 밀수
가짜약·부작용 등 위험 주의해야
한 인터넷 사이트에 낙태약 판매글이 버젓이 게시돼있다.

'울산광역시 남구 임신중절수술 낙태가능한 산부인과 금액, 미프진 비용 문의'

18일 온라인 검색 사이트에 '울산 미프진'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자 수십 개의 글이 올라왔다. 미프진은 임신중절에 사용되는 유산유도제다. 

게시글 가운데 하나를 골라 '상담 바로가기'를 누르자 판매 사이트로 연결됐다. 실시간 상담 서비스로 약을 구매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자 상담원은 현재 임신 몇 주인지를 확인했다.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카카오톡으로 문의해 달라는 치밀함을 보였다. 처벌을 피하고자 단속이 어려운 개인 메시지를 활용해 판매·구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담원의 설명에 따르면 미프진은 임신 주 수에 따라 '7주 전 약'과 '7주 후 약'으로 나뉘며, 서로 약효의 강도가 다르다. 그는 설명과 더불어 복용 실제 후기라며 피가 묻어 난 휴지 사진을 첨부해 보여주기까지 했다. 상담원은 "약물낙태는 흔적과 후유증을 남기지 않으며 다음 임신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낙태율은 99%이며 '7주 전 약'은 36만 원으로, 배송기간은 이틀 걸린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온라인 의약품 거래는 금지돼있다. 심지어 미프진은 국내에 판매 허가가 나지 않아 수입할 수 없고, 유통·판매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 불법 판매가 횡행하고 있다. 낙태시술이 불법인 탓에 병원을 알아보기 힘들지만 유도제는 상대적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용 후기 게시판에는 "수술을 알아보다가 마땅히 병원 찾기도 힘들고 진짜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검색을 통해 약을 알게 됐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바로 입금했다"는 글이 즐비했다.

온라인 의약품 판매 적발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유산유도제 적발건수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 의약품을 팔다 적발된 사례는 2016년 2만4,928건에서 2018년 2만8,657건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만 1만7,077건이었다. 그 가운데 유산유도제 적발 건수는 2016년 193건에서 2018년 2,197건으로 급증해, 무려 10배 이상 늘었다.

미프진 불법판매자 측은 해외에서 약을 구입해 국내로 밀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통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가짜 약이나 부작용 등 주의가 요구된다.

울산광역시의사회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고 약국에서 면허를 가진 약사가 판매하는 게 맞다. 인터넷으로 약품거래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가람기자 kanye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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