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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문제는 이제 일상을 위협하는 재난 수준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가 의미 있는 통계를 내놨다. 울산의 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는 수치다.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이하 연구원)의 미세먼지 모니터링 결과 미세먼지(PM-10) 농도는 2017년 43㎍/㎥에서, 2018년 40㎍/㎥, 2019년 37㎍/㎥으로 감소 추세를 기록했다. 또한 초미세먼지(PM-2.5) 농도의 경우에도 2017년 25㎍/㎥에서 2018년 23㎍/㎥, 2019년 20㎍/㎥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초미세먼지(PM-2.5) 농도의 경우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전국 7대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울산 전역에 배치된 17개 도시대기측정소를 통해 연중 24시간 분석을 실시해 에어코리아와 보건환경연구원 누리집에 공개하고 있다. 연구원은 미세먼지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를 위해 지난해 10억6,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남구 야음동 도시대기측정소에 미세먼지 성분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올 상반기 시험 가동을 실시한 후 하반기부터는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먼지 직경에 따라 구분하며, 미세먼지(PM-10)는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말하며, 초미세먼지(PM-2.5)는 미세먼지 중 2.5㎛ 이하의 입자상 물질로 머리카락(약 60㎛)의 1/20 ~ 1/30 크기보다 작은 입자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작아 코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흡입 시 뇌까지 직접 침투, 천식·폐질환 유병률 및 조기사망률을 증가시킨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 IARC는 미세먼지를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통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체감하는 미세먼지는 여전히 나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갈수록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지수는 점점 더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울산시가 미세먼지 발생 불법 행위를 단속할 감시단을 배치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이번에 배치하는 감시단은 모두 25명으로 소정 교육을 받고 이달부터 시와 구·군청 미세먼지 전담 부서에서 활동하고 있다. 감시단은 미세먼지 간이 측정기(20개), 간이 샘플러(20개), 차량(12대) 등을 갖추고 있으며 불법 소각, 대기 배출사업장, 악취 배출업소,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 등을 감시하고 경유차 배출가스 단속을 지원한다. 미세먼지 대책 홍보, 비상저감조치 관리 등 업무를 지원하면서 폐기물, 화학물질 등 환경관리 개선을 위한 감시 업무도 수행한다.

이번에 울산시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놓은 감시단은 과거와 달리 보다 적극적인 단속 의지로 비친다. 하지만 문제는 효율적인 운영이다. 울산시가 미세먼지 대책에 쏟아부은 예산은 5년간 무려 700억이 넘는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와 오존의 대기오염도 해소 차원에서 울산시는 5년 동안 700억 원 넘는 혈세를 쏟아부었다. 그 정도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치는 개선됐지만 시민들의 체감정도는 여전히 악화일로라는 사실은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살펴야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어떤 부분을 중심으로 미세먼지를 관리하느냐에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질량을 기준으로 한 미세먼지 총 농도 분석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농도가 높아도 비교적 깨끗한 모래 성분 위주일 수 있고, 반대로 낮은 농도에서 오히려 유독물질이 더 많을 수 있다.

울산의 대기공해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떨칠 수 없다. 무엇보다 당국이 지속적으로 대기 공해 관리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기 공해 상황이 불안정한 것은 문제다. 특히 울산의 경우 공단지역 주변은 늘 매캐한 냄새가 진동한다. 남구 매암동과 여천동, 용연동은 물론 온산공단 주변도 대기 공해는 여전하다. 울산과 온산공단의 대기 중에 발암물질이 상당량 포함돼 있다. 흐린 날의 경우 공단지역 하늘은 온통 매연으로 가득한 것이 울산의 현실이다. 초미세먼지는 더욱 높은 수치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혼용된 상황이기 때문에 울산의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보다 정확한 기초조사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울산의 대기오염물질은 공장에서 나오는 불완전 연소 물질이나 자동차·선박 등 내연기관 매연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질소산화물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울산 대기오염 주범은 자동차도 있지만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도 결정적이다. 이산화황의 다량 검출은 시민들의 호흡기에 치명적이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지만 대기 공해문제는 여전히 취약하다. 그만큼 개선이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관리가 최선책이다. 현장 중심의 지속적인 대기공해 관리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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