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인근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울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공무원들이 열화상카메라로 버스 승객들의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ulsanpress.net
울산 인근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울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공무원들이 열화상카메라로 버스 승객들의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ulsanpress.net

 

울산의 초근접 생활권인 대구·경북을 강타한 '코로나19'가 결국 첫 사망자를 내면서 '코로나 대창궐'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방역망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로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게다가 대구지역 무더기 감염자 가운데 '슈퍼전파자'로 불리는 31번 확진자의 접촉자가 울산에서도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 20일 하루에만 53명이나 더 늘어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확진자 한명이 전날 오전 1시 48분께 코로나 19로 사망했다.
 사망자는 65세 남성으로 20년 넘게 장기입원 중인 경북 청도대남병원 환자로, 폐렴 증세로 숨졌다.
 출상금지 조치를 내린 뒤 검사를 진행해온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자로 판정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세계에서 8번째다.


 청도 대남병원은 '슈퍼전파자'로 불리는 31번째 환자를 비롯해 신천지 교회 신도들이 정례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온 곳이어서, 신천지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감염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환자가 53명이나 무더기 발생해 총 확진자는 총 104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51명이었던 확진자가 하루 새 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이날 집계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7만4,576명)과 일본(705명)에 이어 3번째로 많은 확진자를 기록한 나라가 됐다. 전날까지 한국은 국가별 순위에서 5위였지만 하루 만에 순위가 두 계단 뛰었다.


 울산에서도 대구 31번 확진자와 시민 1명이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역학조사를 벌였다.
 접촉자는 중구 태화동 거주하는 A(28·여)씨로, 역학 조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잠복기간을 감안해 격리조치됐다.
 시는 대구·경북지역이 뚫린데 이어 지역내에서 접촉자까지 발생하자 긴급 브리핑을 갖고 코로나19 대응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 울산 접촉자 8명 능동감시자 17명
현재까지 울산 지역 관리자는 접촉자 8명, 능동감시자 17명, 의사환자 146명 등 총 171명으로 집계됐다.


 접촉자 중 1명은 대구지역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와 접촉해 19일부터 2주일 동안 자가격리 중이다.
 A씨는 31번 확진자가 방문한 새로난한방병원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접촉자 7명은 모두 상태가 양호해 자가격리가 해제됐다.
 능동감시자 17명 중 중국 우한 방문자는 13명, 그 외 중국 지역 방문자는 4명이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감시가 해제됐다.


 의심 증상을 보이는 의사환자 146명 중 128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의사환자 18명은 병원 또는 자가격리 돼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 확진자는 한명도 나오지 않고 있지만 더 이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대구에서 무더기 확진자를 낳고 있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들어섰고 생활권이 겹치는 울산의 경우 접촉자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아서다. 울산은 경주 등 경북과 맞닿아 있으며 대구와 KTX 열차로 30분 거리다.


 정부도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방역망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이날 공식인정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감염 원인과 경로에 대한 확인이 어려운 감염사례가 서울,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는 해외에서 유입되던 코로나19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부, 지역사회 감염 확산 인정
시도 접촉자 발생을 전제로 한 실체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송철호 시장은 이날 실·국장,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관별 대응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접촉자 관리 및 음압 병상 현황, 다중이용시설 방역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개학 후 울산으로 들어올 예정인 중국인 대학생 77명(울산대학교 75명·울산과학기술원 2명)에 대해서는 대학 기숙사 1인실 등에 2주 동안 자가격리할 수 있도록 대학 측에 최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구·군 자가격리자 관리전담 공무원 지정 운영으로 지역확산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 대구 호텔 방문자 재택근무 조치도
근로자들이 같은 공간에서 집단 근무하는 형태의 주요 기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부품 공급이 끊겨 휴업까지 단행했던 현대차 울산공장은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매일 공장을 출입하는 모든 직원 발열 여부를 체크 중이다.
 울주군 온산공단에 위치한 에쓰오일도 이날 오전 모든 직원에서 협조 요청 이메일을 보냈다. 의심 환자와 밀접 접촉한 직원이 파악되면 상태 확인 후 부서장이 재택근무를 지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대중공업은 31번 확진자가 지난 15일 식사했던 대구 퀸벨호텔을 같은 날 방문한 직원 1명을 재택근무 조치했다.


 시 관계자는 "울산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청정지역으로 남았던 곳이라서 이번에도 시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