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어린이들이 동시를 잘 읽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것을 어린이의 잘못이라고 하기 이전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와 즐겨 읽을 수 있는 장치를 하지 못하는 작가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에게 동시를 가장 잘 전달 할 수 있는 매개체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동요입니다.

이번에 '동시 자전거 타고 동화 마을 한 바퀴'에 제가 소개할 책은 울산에서 가장 많은 동요를 작곡했고 현재 울산 동대초등학교 교장으로 계신 우덕상 시인의 『족집게 선생님』입니다. 등단 20년 만에 도서출판 가문비에서 출간한 이 동시집에는 '늦게 자라는 아이'를 시작으로 '고래 선생님' '말의 온도' '좋은 친구' '골목 놀이터' 등 52편의 동시가 교훈을 품고 학교에서 놀이터에서 특히 울산에서 동요의 음률을 간직하고 잘 표현돼있습니다. 그럼 제목이 된 시를 한번 감상해 보겠습니다.
 

족집게 선생님/우덕상·가문비 어린이
족집게 선생님/우덕상·가문비 어린이

족집게 선생님

우덕상

얼굴빛만 봐도
기뻐하는지
슬퍼하는지
척척 알아서 함께해 주시는
족집게 선생님

어떤 수업 시간에도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문제가 나올지
척척 알아서 가르쳐 주시는
족집게 선생님

눈빛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무엇이 문제인지
척척 알아서 해결해 주시는
족집게 선생님

족집게 선생님은 만물박사

이시향 아동문학가
이시향 아동문학가

우덕상 시인과 알고 지낸 지도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저의 동시도 동요로 여러 곡 만들어 주셨고, 이 동시집 시인의 말 첫머리에 적혀있는 문구 "세상 모든 것은 노래하고 있는데 우리는 잘 듣지 못합니다. 그러나 시인의 눈으로 주변의 작은 소리에 눈과 귀를 열고 그들이 간직한 사연들을 함께하며 세상을 보고 살아간다면 세상의 모든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며 얼굴빛만 봐도, 무엇이 중요한지도, 눈빛만 봐도, 척척 알아서 해결해 주시는 만물박사님이 분명 우덕상 시인 같습니다.
이 동시집을 읽다 보면 철학적인 명제를 던져주는 시와 교훈적인 시가 많아서 어쩌면 읽는 분께 어려움과 식상함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평생 교단에 몸담고 계신 우덕상 시인께서 어린이들이 자라며 올바른 인격 형성과 마음에 양식이 되는 교훈이 묻어나는 동시를 써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짧은 지면에 『족집게 선생님』을 소개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올바른 인격을 형성해 나가는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것을 다시하번 알려드리며, 울산에서 우덕상 시인과 함께 동시와 동요를 함께 보급해 나가고 있다는 것은 저에게는 큰 행운이며 영광입니다. 이시향 아동문학가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