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울산 확진자가 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24일 오전 울산 북구의 한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이 1인당 30매씩 판매하는 마스크와 생필품 등을 구입하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코로나19 울산 확진자가 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24일 오전 울산 북구의 한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이 1인당 30매씩 판매하는 마스크와 생필품 등을 구입하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코로나19' 청정구역으로 불리던 울산의 방역이 곳곳에서 뚫리게 되자 시민들은 자체적으로 초국가적 재난 사태 대비에 돌입했다.

울산 전역이 확진자 동선에 포함되면서 크게 동요하고 있는 시민들은 필수 식·음료들을 대거 쟁겨 놓는 행렬에 들어섰으며, 마스크 품귀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사재기 현상이 과열되고 있다. 

24일 북구 진장동에 위치한 창고형 대형 마트 '코스트코'에는 마스크가 입고된다는 소식을 듣고 새벽부터 부리나케 달려온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마트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차들이 길에 늘어져 있었으며, 한 차선을 점령하기도 했다. 매장 입구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저마다 마스크를 낀 채로 마스크를 사기 위한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들어온 마스크는 250여 박스. 1인(회원 카드 1개)당 1박스로 제한했지만, 매장 입구에서 판매한 마스크는 줄 선 사람들에 의해 개장 30분 전 이미 동났다. 다소 뒤늦게 이 줄에 합류한 한 주부는 "얼마 남지 않은 수량에 운 좋게 샀다"며 기뻐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시민은 줄 서자마자 마스크가 완판됐다는 소식에 허탈하게 돌아가기도 했다. 

아침부터 몰린 사람들로 코스트코는 이날 개장시간을 30분 앞당기기도 했다. 또 한꺼번에 수백 명의 사람이 몰리자 카트 부족으로 이를 선점하기 위한 눈치 싸움도 벌어졌다. 특히 이곳에서는 대량의 물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사람들의 씀씀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라면의 경우 마스크와 마찬가지로 1박스로 제한을 뒀지만, 무한정 살 수 있는 생수의 경우는 달랐다. 2ℓ 용량 생수 6개를 2,000원이 안 되게 판매하자 한 카트에 물로만 가득 채운 사람들도 더러 보였다. 

정육 코너는 원산지 상관없이 삼겹살, 목살 매대는 텅텅 비어 있었다. 다소 유통기한이 짧은 식빵과 계란도 많은 사람들이 사 들고 간 흔적이 보였으며, 가공·냉동 식품 코너도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계산대는 쇼핑을 하는 건지, 계산을 하려는 건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계산대 시작점부터 마트의 끝인 정육 코너 인근까지 계산하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이 같은 현상에 소정의 웃돈을 더 주고 생수 자판기에서 물을 사 가는 사람도 있었다. 한 시민은 "평소 싼값의 코스트코 물을 자주 사다 마셨는데 오늘은 매장 안에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아 자판기를 이용하려고 한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마트에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많이 몰리다니 신기하다. 밖에서 지켜보니 사람들이 쌀, 고기, 물 등을 엄청 사가더라. 울산에는 사재기 현상이 없을 줄 알았는데, 코앞에서 보니 진짜 심각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평소 코스트코를 자주 찾는 유 씨(37)는 "한 달에 2번 정도 이곳에 오는데, 수십 개의 계산대가 마비되는 광경은 처음 본다"면서 "마스크도 이미 개장하기 전에 다 팔렸다고 하더라. 10시 30분께 왔는데 카트가 없어 전전긍긍했었다"고 전했다.

이외 다른 대형마트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파격할인으로 라면 등이 순식간에 판매되거나 즉석식품을 대거 사가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실시간으로 커뮤니티와 SNS에 각종 생필품과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대형 마트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마스크 수량 몇 개 남아 있나요' '언제 또 마스크가 들어오나요' '우유, 계란 있나요' '김, 라면 등 다 쓸어갔다' 등 다양한 게시글들이 게재됐다.

한편 코스트코는 이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 감염될 것을 우려해 코로나19감염증 예방 차원에서 푸드코트 홀 운영을 잠정중단하고 포장판매만 실시하기로 했다.  정혜원기자 usjhw@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