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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다음으로 큰 동남권(부산·울산·경남) 관광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으로 맞았다. 2월 한 달간 외국인 관광객이 80%, 내국인 관광객은 40% 줄면서 이 지역 관광수입액은 반토막이 날 것으로 추정된다.

BNK금융 산하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가 27일 발표한 '2020년 동남권 관광산업 현황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 중 동남권 관광수입 감소액이 5,037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 내국인 40% 외국인 80% 감소 가정 연구
이는 동남권으로 유입되는 내국인 관광객 40%, 외국인 관광객 80% 감소를 가정한 결과다.

동남권의 관광수입액이 연간 11조 4,000억 원, 월평균 9,500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한 달간 지역 관광수입의 절반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울산의 연간 관광수입액은 내국인 관광객 지출액 419억 원과 외국인 지출액 259억 원을 합쳐 총 678억 원 수준인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손실액은 2월에만 줄잡아 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연구보고서에선 관광산업의 전후방 파급효과까지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가 지역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국인 관광도 크게 줄면서 관광지 인근의 음식점, 숙박업 등이 1차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권은 부산의 누리마루 APEC 하우스, 감천문화마을과 울산의 태화강 국가정원, 울산대공원, 대왕암공원, 경남의 양산 통도사, 진주성 등에 연간 200만 명 이상의 내국인이 찾는 관광명소가 즐비하다.

하지만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지역 상권도 활력을 크게 잃었고,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2월 중순 이후 코로나 감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불안 심리로 인해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 울산지역 2월 손실액 약 30억 전망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관광업계는 물론 지역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정부의 사태 조기종결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게 동남연구센터의 지적이다.

2018년 기준 동남권 관광 사업체수는 4,065개, 종사자는 2만7,164명으로 수도권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업종별로는 사업체중 절반 이상인 2,117개가 여행업이고, 종사자 수는 여행업(7,707명)과 관광숙박업(7,693명) 비중이 높았다. 

동남권 관광산업은 과거 2015년 메르스 사태와 2017년 중국 사드보복, 2019년 일본 수출규제 등 연이은 대외 악재의 충격으로 활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업계가 줄 폐업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현재 정부, 지자체, 민간 금융기관 등이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에서는 관광객 급감에 따른 경영악화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특단의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따라서 관광업계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지역 관광산업이 직면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위기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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