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감에 따라 평소 사람이 붐비던 번화가도 시름에 잠겼다.
2일 오전 방문한 무거동. 울산과학대학교 서부캠퍼스부터 울산대학교 앞 바보사거리에 이르는 곳까지 조용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부분의 상가들이 임시휴업에 들어가 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상가 옆 주차장도 텅 비어 있었으며 지나가는 행인조차 드물어 마치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다. 이날 확인한 임시휴업 시설만 20개가 넘었다.
평소 북적이던 무거동 행인 드물어
확진자 늘면서 예약 취소 문의 빗발
소독제 비치·회원제 전환 등 자구책
일부 매장 닫고 배달·테이크아웃만
애견미용샵을 운영하는 50대 김씨는 "안 그래도 울산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장사가 주춤했는데, 어제도 확진자가 3명이나 더 늘어나면서 예약취소 전화가 쇄도했다. 결국 예약의 85%가 취소됐다"면서 "손님들이 '사태가 심각한 것 같은데 영업을 계속 하는 것이냐'며 문의를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휴업을 하지 않은 상가들은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영업시간을 조정하거나 일시적으로 회원제 운영을 실시하는 등 코로나19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몇몇은 가게 내부를 폐쇄하고 배달 및 테이크아웃만 가능한 비대면 운영체제에 돌입하기도 했다.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이씨는 "마스크 착용을 늘 하고 있으며 손소독제를 비치해 손님들께 권하고 있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위축돼 밖으로 나오질 않으니 거리가 가라앉고 있다"면서 "요즘 오전에 마수를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약국만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가 잘 되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상인들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안내문을 만들어 공유하는 등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힘썼다.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이씨는 "마스크 착용 안내문을 만들어 주변 상가에도 나눠줬다"며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지난주 수요일부터 5일을 쉬었다. 너무 놀기만 할 수는 없어서 오늘 다시 가게를 열었지만 손님이 없다. 개강하면 좀 나아질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들도 볼 일이 있을 때만 외출하고 특히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알려진 곳은 꺼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배모(22)씨는 "운전면허 학원차를 타기 위해 밖으로 나온 것이지, 평소에는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가람기자 kanye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