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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랙홀'로 4·15총선에서 거세게 부는 '세대교체''인적쇄신' 등의 바람과 다른 공천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정치신인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감염병 확산에 '발'이 묶여 '얼굴도장' 찍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다보니, 기존 정치인과 현역 의원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치 신인'으로 공천 가산점 등의 혜택을 받다고는 하지만, 이번 사태가 길어져 선거운동 위축이 지속된다면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2일 울산정가에 따르면, 정부의 코로나19 위기 경보 '심각' 단계 격상 이후인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 넘게 울산 예비후보자들은 '자의반 타의반' 선거운동 전면 중단 상황에 처했다. 

특히 정치신인의 인지도 높이기는 더욱 버겁다는 호소가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는 방법은 현장에서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것인데, 이게 막혔기 때문이다. '얼굴도장'을 찍을 수 있는 지역 행사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거리와 다중이용시설에선 인적이 자취를 감춘 사례가 여기저기서 확인됐다. 각 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전과 본선 준비 체제에 돌입한 시점이라, 후보들에겐 가장 중요한 시기 '발'이 묶인 것으로, 인지도가 떨어진 정치신인들은 최악 국면인 셈이다.

이번 울산총선에서 정치신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로는 정연국·송난희(중구), 최건·김수원(남구갑), 박병욱(남구을), 강소애(동구), 박상복·최형준(북구), 서범수·김영문·장능인·고진복·황갑석(울주군) 후보 등 미래통합당 5명과 더불어민주당 1명, 국가혁명배당금당 7명 등 13명이다. 이들은 유례없이 '발'이 묶여버린 총선에서, 감염사태 확산이 정치신인들의 전멸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미래통합당은 당의 경선후보 여론조사가 진행되는 중이라, 구청장 출신과 지역위원장 등 정당인 같은 상대적으로 인지도 높은 기성 정치인에게 유리한 정국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여론조사는 당내 조직력이 승부를 가른다는 게 정설인데, 신인들은 여기서도 기성 정치인에게 밀릴 수 없다고 토로한다.  여기다 미래통합당이 경선 여론조사를 '일반국민 100%'로 실시하기로 한 것도 정치신인들의 시름을 보태고 있다. 

울산정당 관계자는 "코로나 감염 사태로 일상은 멈췄지만, 40여 일 남은 총선 시계는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아가고 있다. 때문에 4월 15일을 목표로 나선 후보들에겐 지금이 절체절명의 시기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치 신인들이 자신의 역량만으로 정계에 진출하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고 현 정국을 진단했다. 

당초 여야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 해소 및 개혁 차원에서 총선 공천 후보 선정에 '세대교체' '인적쇄신'을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일로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직 구청장 출신이나 현역의원, 기성 정당인들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주가를 올릴 수 있다는 전언이다.  

또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서울·수도권 공천이 우선으로 울산과 부산, 경남 공천은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방침을 전했다. 공천이 지연될수록 인지도가 낮은 신인들이 더욱 불리해진다는 게 선거의 기본이다. 

울산 전체 총선후보 중 최연소(30세)로 미래통합당의 최고 가산점(20점)을 받는 울주군 출마 장능인 예비후보도 "대면접촉이 불가능하고 발이 묶인 선거판에선 신인들이 절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람 모이는 곳을 찾아가 인사드리는 것이 최상의 선거운동인데, 방문조차 못하고 여론조사로 심판받는 사태는 극히 유감"이라고 한탄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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