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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다. 사태가 이만큼 악화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어느 담담 공무원의 말처럼 정말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대구 경북의 상황은 말 그대로 전시상황이다. 울산의 경우 다행히 확진자 수가 정체상태를 보이면서 어느 정도는 소강상태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환자가 속출하고, 의료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발을 구르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무엇보다 사태 초기에 정부의 대응이 안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런 이야기들은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사태 확산을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 스스로의 협조와 자발적 방역은 기본이다. 시민 모두가 방역 일선을 지킨다는 자세로 적극 협력해야 한다.

울산의 경우 자영업자들의 위기 상황을 도우기 위해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인하하는 운동이 확산하는 추세다. 여기에 기업들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는 동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모두가 반가운 일이다. 코로나19 확산 극복을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은 이미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시민운동이 됐다. 여기에 울산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울산시는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는 전통시장에 시비 우선 지원 혜택을 주기로 했다. 현재 울산에선 젊음의 거리, 태화종합시장, 울산번개시장, 수암상가시장, 남목전통시장, 동울산종합시장, 덕하시장 등 9개 전통시장과 상점가 일부에서 착한 임대인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신정시장은 상가 관리비를 전액 면제하고, 1층 전체 점포 임대료는 20%, 2층 임대료는 100% 인하했다. 울산시는 이 운동 확산을 위해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울산시상인연합회 등과 업무협약을 맺는다.

산업체와 기업의 동참도 활발하다. 코로나19의 충격파로 민생경제 침체는 물론 산업계 전반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는 불황 속에서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자는 운동이 확산하는 추세다.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대구·경북을 응원하고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과 함께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 울산의 기업 등 각계가 팔을 걷고 나섰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해구호를 위한 통 큰 기부와 단체 헌혈이 이어지고 있고, '코로나 불황'으로 실의에 빠진 화훼농가와 자영업자 등을 돕기 위한 움직임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울산의 기업체 중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 이번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지역 금융권과 뜻 있는 일반시민들도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가장 먼저 지원에 나선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방역과 피해 복구를 위해 50억 원의 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하며, 대구·경북 지원에 집중했다. 현대차는 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부품협력사에 1조 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와 함께 비상이 걸린 혈액 수급을 돕기 위해 이달부터 대대적인 헌혈 운동을 추진하며, 울산공장 사회공헌기금을 활용해 지역아동센터와 노인복지시설에 마스크 4만 개를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는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와 중소상인들을 돕기 위해 울산폐이 등 지역화폐와 온누리 상품권을 구입해 소비 촉진에도 나선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성금 기탁과 함께 릴레이 헌혈 활동을 주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27일 그룹1%나눔재단을 통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0억 원을 기탁했고, 대구에 본사를 둔 현대로보틱스도 대구·경북 지원금 2억 원을 기탁하며 힘을 보탰다. 현대중공업은 또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과 함께 지난달 19일부터 사흘간 사내에서 단체헌혈을 진행한데 이어 이번 달에도 추가로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산하 현대미포조선도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진행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 헌혈에 임직원 300여 명이 동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노조와의 올해 임금 조인식에 이어 전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은 코로나19 조기 해소를 위한 성금 2억 원을 전달했다. 회사 측은 이 성금으로 마스크를 구입, 관련 당국을 통해 대구·경북과 울산지역에 전달하기로 했다. BNK경남은행도 지난 3일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등 200세대에 긴급구호세트를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를 통해 전달했다. 경남은행은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남과 울산에 1,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실시하고,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해서는 긴급 금융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울산농협은 지난달 19일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1만3,000송이의 장미와 튤립을 구매해 고객과 시민들에게 나눠줘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위기를 함께 극복하려는 힘이야 말로 울산의 저력이자 위기극복의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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