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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장사 할 의욕도 안 생깁니다."

울산지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지 3주째를 맞이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자영업자들은 속수무책이다. 특히나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신학기 특수가 사라진 초등학교·중학교 인근 상인들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9일 방문한 울주군 범서읍의 한 초등학교. 코로나 사태로 개학이 늦춰져 3월임에도 불구하고 정문이 철창으로 굳게 닫혀있다.
9일 방문한 울주군 범서읍의 한 초등학교. 코로나 사태로 개학이 늦춰져 3월임에도 불구하고 정문이 철창으로 굳게 닫혀있다.

  학생들로 북적이던 상가'텅텅'
  분식점·서점 등 매출 없다시피
  단축 운영·임시휴업 등 자구책


9일 방문한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의 한 상가 밀집지역.
이곳은 H초등학교와 B고등학교가 붙어있어 대부분 학생을 대상으로 한 분식집이나 서점, 학원 등의 상가가 자리하고 있다.
평상시의 등하교 시간대라면 아이들이 책가방을 메고 뛰어와 군것질을 했겠지만, 코로나19가 터진 지금은 그저 적막감만이 맴돌 뿐이었다.

H초등학교 정문은 철창으로 굳게 닫혀있어 '3월은 학교 운영위원 선출의 달'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분식집도 문을 닫고 말았다.
안 그래도 인터넷 쇼핑의 발달로 직접 찾아오는 이들의 발길이 줄어 존폐 기로에 서있는 서점은 오후부터 영업하는 등 단축 운영을 하는 상황이다. 개학시즌에 맞춰 사들인 수험서와 학원책 등도 반품 일보직전이다.

 

초등학교 인근 문구점은 셔터를 내렸으며 바로 옆 학원도 임시휴업에 들어가는 등 침체된 분위기였다.
초등학교 인근 문구점은 셔터를 내렸으며 바로 옆 학원도 임시휴업에 들어가는 등 침체된 분위기였다.

 

이곳에서 12년째 서점을 운영해 오고 있는 최씨는 "하루에 손님 10명도 받기 힘들다. 3월이 되면 그나마 조금 장사가 되는데 이미 글렀다. 예년 대비 90%이상의 손해를 봤다"면서 "책도 진열을 해놨지만 크게 재미는 보지 못했다. 다들 인터넷 배송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개학하더라도 이미 인터넷으로 준비를 다 마쳤을 것이라 별로 기대는 되지 않는다"고 힘겨워 했다.

학생들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지 않은 업종도 피해가 막심한 건 매한가지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50대 황씨는 "새 학기가 시작되면 교복이 많이 들어오는데 지금은 그냥 손님이 없다"며 "평소에 비해 매출이 80% 줄었다. 학교 앞이라 아이들이 많이 지나다니는데 이제는 지나다니는 차조차도 보기 힘든 지경이다"고 상황을 전했다.

슈퍼를 운영하는 30대 손씨는 "인근에 학교가 많아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 군것질거리를 사러 많이 오는 편인데 지금은 발길이 끊겼다. 그로인해 과자 등 관련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상인들도 손님이 없어서 힘들어하고 있다. 휴업을 하더라도 임대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놓고는 있으나 장사가 안 되니 답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힘겨운 상황은 비단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날 방문한 굴화리의 G초등학교와 S초등학교 인근 상가들도 마찬가지였다. 문구점은 셔터를 내렸고 바로 옆 학원도 임시휴업에 들어가는 등 초토화된 상태였다.  김가람기자 kanye218@ulsanpr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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