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의 미래를 이야기 할 때 북방경제와 환동해권을 거론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연결고리가 됐다. 그만큼 울산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동해권과 북방교류에 있어서 특별한 지역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울산시와 지역상공계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북방정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이와 관련한 연구가 나왔다. 북방경제가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이어질 경우 울산의 주력 업종 중 자동차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다. 물론 이 연구에서 석유화학과 철강금속, 기계 등은 수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중국과 미국 등에 대한 쏠림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무역 다변화 효과와 함께 무역수지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신북방정책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다. 

정부는 현재 한·러 수교 30주년인 내년 타결을 목표로 러시아와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본격화하고, 연이어 상품 분야까지 확대된 포괄적인 한-EAEU FTA 추진 계획을 밝히는 등 신북방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라시아경제연합인 EAEU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관세동맹을 말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는 글로벌 CGE(연산가능일반균형) 모형 분석을 통해 협상 추진 중인 한-러시아 서비스·투자 FTA와 함께 상품 분야까지 확대된 한-EAEU FTA의 제반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분석 결과, 한-러시아·EAEU FTA는 무엇보다 한국의 무역수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차적으로 추진 중인 한-러시아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의 경우 서비스·투자 부문에 한정된 만큼 수출증대나 무역수지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상품 분야로까지 확대된 한-EAEU FTA 체결 땐 러시아와 기타 EAEU 국가들로의 수출은 각각 40%와 56%로 크게 늘어 한국의 무역수지는 전체적으로 연 21억 달러의 개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개별 국가로는 특히 대러시아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가장 큰 연 24억 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를 보였다. 수출입을 합한 총교역에 있어서도 러시아와 기타 EAEU 국가들과의 총교역이 크게 늘어 각각 25%와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중국, 미국 등 일부 국가와의 교역 편중성이 큰 한국의 무역 다변화로 이어져 러시아를 포함한 EAEU 국가들로의 수출 비중은 기준연도 2.4%에서 3.4%로, 전체 무역비중은 기준연도 2.8%에서 3.5%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EAEU FTA 발효 시 제반 상품 분야의 무역수지는 소폭 줄어들 수 있지만, 자동차운송 부문은 약 30억 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를 나타내 가장 큰 수혜산업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는 특히 러시아와 기타 EAEU 국가들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 각각 54%와 114%의 수출증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석유화학과 철강금속, 전자, 기계 등은 수출 감소가 예상되고, 특히 축산낙농 수출이 가장 큰 폭을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수출 증대 효과가 감소 효과를 웃돌아 21억 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서 드러났듯 울산의 미래 먹거리는 북방과의 교역에 지대한 지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이미 북방경제에 대비한 위원회와 관련 부서를 두고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과제수행을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다 많은 전문인력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기반부터 다지는 밑바탕이 필요하다. 

울산이 항만을 중심으로 미래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된 일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항을 북방물류의 중심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그 관심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물류 중심의 항만 발전에 관광을 접목해야 하는 과제다. 울산항을 북방교역의 중심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함께 관광산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낸 만큼 이제부터 이를 위한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 

울산을 두고 유라시아 철도연결을 통한 대륙진출, 북극항로 및 북방물류거점, 북방 크루즈관광항만, 북극해 거버넌스 중심지 등 북방경제의 선도적 역할을 할 중요한 지점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문제는 울산이 북방교역의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춘 도시라 해도 정부 정책 기조와 함께 할 때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부산과 경상북도를 거점으로 한 북방교역에 울산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문제는 미래에 대한 준비다. 북방경제와 환동해권이 울산의 미래라면 여기에 걸맞은 비전을 제시하는 착실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