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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남짓된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산업과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고 울산시에서 제공하는 확진자 정보와 동선을 시시각각 확인하며 나와 겹치지는 않는지 체크한다. 또 금스크가 된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예방물품을 사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쇼핑하고 줄을 서며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쇼핑몰, 공연장 등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가기를 꺼려하고, 출퇴근은 대중교통 대신 자차를 선호하며, 회식·외식은 기피하고 집밥을 먹는다. 학교와 학원 휴업이 지속되면서 학생들은 집에서 강제 방학을 보내고, 일생에 한 번 뿐인 졸업·입학식도 꽃다발과 가족 축하대신 학생끼리 조촐하게 치르고 있다.

이 뿐 아니다. 여행과 결혼식을 취소하고 병원과 상가, 장례식장 등 곳곳에서 특정지역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고 결혼·조문은 문자로 축하와 위로를 대신하는 경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산업계는 어떤가? 중국산 부품 사용 공장은 부품조달이 안돼 가동을 중단하고 5일장은 집단감염을 우려해 기약없이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한편에선 온라인으로 장을 보고, 집에서 OTT·VOD 등 인터넷 영화 서비스 플랫폼으로 영화를 보며 배달앱과 간편하게 조리해서 먹는 밀키트·HMR 등을 이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주요 온라인 주문앱 사용량이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대비해 20% 이상 증가했고, 밀키트·HMR 제품은 평균 150% 이상 매출이 증가한 통계가 이러한 추세를 설명해주고 있다.

코로나19가 전통시장과 상점같은 전통적인 쇼핑처와 화훼농가 등 소상공인에게는 힘든 길이지만 마스크와 손 소독제 제조업체, 온라인 쇼핑·배달업체 등 기존에도 성장세를 보이던 신산업에게는 연일 대박을 가져다주는 성공 가도가 되고 있는 셈이다.

요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점포를 방문할 때면 눈에 띄게 줄어든 고객수와 상인들 하소연에 여간 마음이 무거워지지 않는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쳤으니 그 어려움이야 짐작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WHO가 최근 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Pandemic)을 선언했고, 유럽·중동 등 세계 각지로 확산에 있어 빠른 종식 외에는 뚜렷한 해결방안이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 청에서 상인연합회, 소진공 등과 함께 울산지역 전통시장에 긴급하게 마스크 4,300개, 손 소독제 1,400개를 배부했고 특성화사업 등의 예산을 활용해 마스크 구입, 방역실시 등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물량 확보와 고객을 시장으로 이끌기에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또 감염을 우려해 각종 행사도 섣불리 개최하기 힘든 상황이라 그야말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먼 임중도원(任重道遠)'에 직면해 있는 양상이다. 자칫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 번 온라인의 편리함을 맛본 고객이 사태 종식 이후에도 오프라인과 전통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하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사스, 신종플루 등 어려움을 극복해온 DNA가 내재해 있고 곳곳에서 상생 움직임도 가시화 되고 있다.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울산시의 '1테이블 1플라워 운동' 같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반갑고, 정부·공공기관과 전통시장이 자매결연을 맺고 장보기, 회식, 재능기부도 추진 중이다.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하는 '착한 임대인 운동'도 활발하게 퍼져나가고 있고 정부도 세액공제와 안전패키지사업 지원 등으로 이러한 움직임들을 유인하고 있다. 미디어시대에 맞게 1인 크리에이터 양성도 준비 중이다. 추경예산이 확정되면 피해 소상공인·전통시장들의 자금애로 해소와 마케팅 지원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소상공인도 전통시장도 사회 추세에 맞춰 변화의 물결에 동참해야 한다. 문을 열어놓고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쇼핑과 배달 확산 추세에 맞춰 온라인 홍보와 배달·레시피 개발 등에 적극 나서기를 권장해본다.

당장 코로나19 종식 되는대로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와 손잡고 시작하는 홍보영상제작교육에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관계자들이 많이 참여해 직접 SNS 등의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를 활발하게 펼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 간곡히 외쳐본다. '다시 힘내자. 소상공인·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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