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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자 결국 파업카드를 꺼내든 현대중공업 노조를 향한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인원이 한곳에 밀집하는 파업집회를 여는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0일 '2019 임금협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부터 이달 12일까지 46차례 교섭을 했으나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회사 법인분할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운 이후 해고자 복직 등 현안문제를 두고 서로 입장을 물리지 않으면서 교섭에 진전이 거의 없는 상태인데, 결국 노조가 이를 타개할 수단으로 파업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현대중공업 노조의 이번 파업 결정에 대해선 비판 여론이 유독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인원이 밀집하는 파업집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반감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노조의 파업 결정 소식이 알려진 이후 관련 인터넷 뉴스 등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이 시국에 파업이냐' '지금 시기에 너무하다' '(파업집회 참여자 중) 확진자가 나와서 시민들에게 민폐 끼치면 책임 질거냐' 등 코로나19와 연결 지어 노조의 이번 파업을 비판하는 쓴 소리가 잇따랐다.

이번 파업은 조합원 사이에서도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노조 자유게시판에는 파업 결정 소식이 나간 이후 하루 만에 집행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글 수십 개가 게재됐다.

다수의 조합원들은 '(코로나19 사태로)무급 휴가로 쉬는 사람도 많은 상황에 무슨 파업이냐. 조합원들 욕 먹이는 짓이다' '정부에서도 모임을 금지하는 시국에 파업이라니, 절대 안나간다' '국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지금은 파업은 안하는 게 맞다' '투쟁은 좋지만 지금은 아니다'는 등 파업을 반대하는 의견을 내비췄다. 개중에는 '오죽하면 파업을 하겠느냐. 이 시국에 파업을 하게 만든 회사가 잘못이다'는 등 집행부 결정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사는 17일 오후 울산 본사에서 47차 교섭을 가졌지만 별 다른 진전은 없었다. 노사는 오는 19일에도 교섭을 갖고 접점 찾기에 집중할 방침이지만, 노사 간 입장 차가 커 파업 전 합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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