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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매주 수요일 오후 5시를 '울산 시민 방역의 날'로 지정하고 어제 첫 방역을 실시했다. 이 방역 행사는 지역 기업체와 가정에서도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범 시민적 운동이다. 울산시가 방역의 날을 지정한 이유는 중앙 보건당국에서 일상적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열린 공간에 소독제를 살포하는 것보다 실내에서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접촉 표면을 닦아주는 소독이 가장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는 감염자가 기침·재채기 등을 할 때 몸 밖으로 배출된 바이러스가 적어도 2∼3일간은 다른 물질 표면에 붙어 생존한다는 것이다. 이런 오염된 표면을 만지면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눈·코·입 점막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주로 밀폐된 공간에서 감염 확률이 높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실외 방역보다 실내 방역에 치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무실과 가정 내 문손잡이, 의자 팔걸이, 등받이, 책상, 키보드, 전등 스위치, 창문, 화장실 변기, 수도꼭지 등 자주 사용하는 모든 접촉 표면을 소독제를 묻힌 천(타올)으로 닦아주는 것이 감염 예방 효과가 더 크다.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 수시간, 물체 표면에서는 며칠간 생존해 전염성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과학자들이 실제 환경과 비슷한 조건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이를 보도한 로이터 통신은 "이 실험은 기침과 재채기할 때 나온 비말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질 때 최소 3시간 동안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미립자)에서 생존한 채로 남아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에서는 3일 후에도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바이러스가 활동을 중지하는 비활성화까지 걸린 시간은 판지 위에서 24시간, 구리의 경우 4시간이 걸렸다. 연구팀은 반감기 기준으로 공기 중에 떠있는 바이러스 중 절반이 기능을 상실하는 데까지 66분이 걸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66분이 더 지나면 남은 50% 중 절반이 기능을 상실해, 결국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나온 뒤 132분 후에는 처음의 75%가 비활성화 상태가 되고 25%가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로이터는 이 연구에 따르면 3시간 가량이 지나면 생존 가능한 바이러스양이 12.5%로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스테인리스에서는 바이러스의 절반이 비활성화 상태로 되기까지 5시간 38분이 걸렸고, 플라스틱에서는 6시간 49분이 소요됐다. 결국 주변의 위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 우리는 국가적으로 두 달 넘게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시민들의 일상은 멈췄고 기업의 정상적인 생산활동도 위축됐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이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시민들은 외출을 꺼리고 모임이나 약속을 취소하는 완전히 바뀐 일상에 익숙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 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서민경제 피해가 너무나 광범위하다. 급기야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최대 피해 지역인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자연재해가 아닌 감염병으로 내린 조치로는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 파장과 심각성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코로나19 극복에 시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일이 우선이다. 그렇다고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두려움에 떨 필요는 없지만 확진자 감소 등으로 안심하고 마음을 놓아서도 안될 일이다. 가장 기본적인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지키고 타인을 배려하는 일과 마스크 착용 등 공동체 일원의 역할을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가족들은 물론 직장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도 생활화 해야 한다.


이미 코로나19 공포는 우리 사회를 넘어 전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확산된 상황이다. 갈수록 피해가 커지는 코로나의 창궐은 인류에게 새로운 재앙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혼란과 불안, 공포가 가중되고 전시에 가까운 혼란도 겪고 있다. 하지만 어떤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이를 능동적으로 극복해온 경험을 갖고 있다. 울산시와 방역 당국, 의료인들의 희생과 노력이 최일선의 방어막이라면 후방의 힘은 역시 시민의 자발적 참여다. 울산의 위기를 극복해온 주인공이 언제나 시민들이었듯이 이번 사태 역시 시민이 하나가 될 때 조속하고 확실하게 종식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 참여가 급선무가 아닐 수 없다. 개인 방역 수칙 엄수와 지역 공동체를 위해 우리 모두 적극적인 헌신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때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하나의 힘이 모일 때 모두의 힘으로 커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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