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주말 울산에서는 대형 산불이 났다. 울산시 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 오후 1시 47분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장사리골에서 발생한 산불이 화재 발생 21시간 만인 오전 11시  진화됐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나자 공무원, 소방관 등 5,000여 명과 헬기 48대 등이 동원돼 밤새 진화 작업을 벌였다. 산불 피해 규모는 모두 200㏊ 규모로 추정했다. 

봄철은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계절이다. 무엇보다 한번 발생한 산불은 봄철의 계절적 특징상 대형 산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봄철 산불의 특징을 수십 미터 높이의 '불기둥'과 하늘을 나는 '도깨비불',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고 숨은 '잔불'로 요약하고 있다. 도깨비불이란 불씨가 바람 등을 타고 날아다니는 비화 현상을 말한다. 잔불은 특히 소나무 숲의 경우에 발생하는데 불이 완전히 진화된 듯 보여도 바람이 불면 다시 불씨가 살아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산불은 벌거숭이산에 사방공사와 식목을 하고 40∼50년간 울창하게 키워낸 소나무 숲을 일시에 파괴시킨다. 수많은 소방대원들과 소방차가 동원되고, 산불진화용 헬리콥터가 동원되는 것이 요즈음의 산불진화 모습이지만, 진화가 쉽지 않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의하면 토양유출은 산불발생 후 2년까지는 매우 컸으나 이후 급격히 감소해 3∼5년 후에는 산불 이전과 유사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많은 복구 작업의 영향이기도 할 것이다. 산림생태계가 산불 이전수준까지 되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어류 3년, 수서무척추동물 9년, 그리고 개미류 13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숲의 외형은 산불 후 20년 이상 경과해야 이전 70∼80% 수준으로 회복되고 하층식생도 풍부해질 것이며, 이에 따라 조류도 비슷한 시기에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무들의 경우 산불 이전과 유사한 수준까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3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산림동물의 경우, 숲이 산불 이전과 유사한 형태로 구성되어야 소형·대형포유류가 주변의 비피해지로부터 유입되기 때문에 3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은 무엇보다 코로나 확산 때문에 더욱더 산불에 대한 주의가 떨어지기 쉬는 계절이다. 하지만 산불에 가장 위험한 시기가 바로 봄철이다. 울산시나 구·군이 주말마다 산불 대책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산불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다. 특히, 이 기간에는 산나물 채취자와 등산객이 늘고, 영농철을 맞아 논·밭두렁이나 영농 부산물 소각 행위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산불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산림청과 구·군 합동으로 각종 소각행위 근절을 위한 기동 단속에 나서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는 주요 대책으로 산불방지대책본부 대응 태세와 산불 위험 취약지 중심의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입체적이고 신속한 초동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원인조사와 사후관리, 재발 방지와 유관기관 협조체제 등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10년 동안 울산에서는 산불 210건이 발생해 413㏊가 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여의도 면적 290㏊(2.9㎢)의 1.4배에 이르는 규모다. 산불이 가장 잦았던 해는 2009년, 역대 최대 산불 피해를 남긴 해는 2013년으로 기록됐다. 울산시가 지난 10년간 산불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한 해는 2009년 58건으로 나타났다. 피해 면적은 38.67㏊로 두 번째로 컸다.

산불 피해 규모가 가장 큰 해는 2013년이다. 이 해의 산불 발생 건수는 13건에 불과하지만, 피해 면적은 319.89㏊로 역대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3월 9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과 상북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때문이다. 산림 280㏊가 타고 재산피해는 40억 원을 훌쩍 넘었다. 산불이 난 2013년 당시에도 10년 동안 발생한 울산지역 산불 피해로는 최대 규모였다. 그해 전후 더 큰 산불 피해는 없었다. 피해가 가장 작았던 해는 2016년 3건에 0.12㏊에 그쳤다. 

원인별로 보면 산에 오른 사람의 실수로 빚어진 입산자 실화가 101건(61.8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산 인접 지역에서 일어나는 소각 행위가 48건(293.37㏊)으로 뒤를 이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울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는 지난 2013년 3월 9일 저녁 울주군 언양에서 발생한 산불을 들 수 있다. 

산불은 무엇보다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불은 주로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봄철과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불 발생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될 일이다.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산림 피해뿐 아니라 생태계·환경파괴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산불은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무엇보다 철저한 대비가 관건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