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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국가정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됐다. 국가정원 지정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받게 되는 이번 평가는 산림청이 연간 40억 원에 달하는 국비지원의 객관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어서 울산시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자칫 평가가 낮은 수준으로 이뤄진다면 국비지원이 전면 중단될 수 있는 데다 전남 순천만국가정원과도 비교 대상에 놓이게 돼 여러 가지 복잡한 셈법을 하게 된 셈이다.

울산시는 산림청이 국가정원 품질향상과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품질 평가제도를 도입했고 그 첫 시행이 올해라고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대상은 태화강국가정원과 순천만국가정원이다. 평가는 매년 1회, 6~7월에 시행한다. 올해 시범평가를 거쳐, 내년부터 본평가를 한다. 산림청이 전문기관에 위탁해 평가하고, 산림청 정책자원위원회에서 종합해 점수를 확정한다. 2년 연속 평균이 70점 미만일 경우 보조금을 감축하거나 중단한다. 태화강국가정원의 국비는 연간 20억~40억 원이다.

문제는 울산시가 태화강 국가정원에 대해 자체 진단을 한 결과, 태화강국가정원의 예상점수는 60점으로 평가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점이다. 울산시의 자체 평가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평가지표는 '정원의 역사성·특수성(20점)' 항목은 17점으로 우수하지만 '정원의 조성 및 관리상태의 적정성(30점)' 항목에서는 22점으로 정원 전문관리인 미확보에서 점수를 잃었다. '시설물의 안전·위생관리 상태의 적정성(15점)' 항목은 8점으로 낮았다. 특히 '정원의 활용도(35점)' 항목에서는 13점에 그쳤다. 이용자 추이분석과 정원데이터 구축 및 정보분석 능력이 없다는 점이 점수 하락 요인이다.

울산시는 산림청 평가전까지 총점을 76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흡지표 개선을 위한 세부추진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 1차 추가경정으로 예산을 확보해 5월 말까지 미흡지표를 개선, 산림청의 6월 시범평가에 대응한다. 울산시는 시범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12월까지 내년도 본평가를 대비한다. 

이와 관련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에 은하수길을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십리대숲 은하수길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회에 걸쳐 500m 길이로 조성됐다. 형형색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대나무숲이 어우러져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울산시는 100m 길이로 은하수 조명을 추가 설치하고 설치가 완료되면 은하수길은 단절 구간이 연결돼 총 600m로 확장하게 된다. 이와 함께 포토존 3개소와 야간 안내 조명등도 함께 설치될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만남의 광장 일대를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울산시는 현재 국가정원 주요 입구가 협소하다는 지적에 따라 진입부 계단을 확장하고, 광장 주변에 소규모 공연장을 갖출 계획이다. 또, 만남의 광장 근처에 대형버스 승·하차 장소를 마련하는 등 오는 9월까지 정비사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같은 보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울산시는 올해 초 '태화강 국가정원 진흥계획 수립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 용역은 국가정원 지정 이후 태화강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찾고 정원도시 울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정원문화 확산, 정원 발전 로드맵 구축 등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울산시는 이 용역을 통해 태화강 국가정원 현황과 잠재력·역량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원시설 확충, 각종 프로그램 개발, 다른 분야와 융복합 방안 마련 등 정원문화 진흥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안들을 담아낼 계획을 갖고 있다.

문제는 어떤 내용을 담아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에 있다. 지난해 말 태화강 국가정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19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된 바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관광 발전에 기여한 우수한 관광 자원을 알리기 위해 선정하는 한국 관광의 별에 태화강국가정원이 선정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같은 자랑스러운 일과 함께 태화강국가정원은 앞으로의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점이다. 후발주자로 출발한 태화강 국가정원을 어떤 방식으로 정체성을 살려 나가느냐는 중차대한 문제다. 

당장 지금부터시작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지금부터는 태화강이 왜 국가정원인가를 제대로 알리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 생태복원의 모범사례를 전국, 그리고 세계에 알려야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이와 함께 태화강 국가정원의 킬러 콘텐츠 개발도 시급하다. 태화강 발원지 스토리텔링과 돋질산, 매립장, 삼산배수장, 요트계류장, 대도섬을 연결하는 역사 문화 축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치수와 킬러콘텐츠가 갖춰져야 태화강 국가정원이 국민적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태화강국가정원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어떤 방식으로 국가정원의 위상을 제대로 보여줄 것인가는 올해 판가름 난다고 할 수 있다. 관련 부서와 기관에서는 총체적 관점에서 미래를 위한 정체성 확보에 나서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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