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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항공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24일 울산공항 내 국내선 출발 수속이 이뤄지는 창구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항공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24일 울산공항 내 국내선 출발 수속이 이뤄지는 창구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X울산역이 들어섰을 때보다 사람들이 더 없어요"
 울산공항에서 만난 한 입주업체 관계자의 볼멘 소리다.


 24일 울산공항은 적막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은 탓에 울산의 하늘길이 막혔다.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 두 달째 접어들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일부 김포행을 제외하고는 전부 올스톱됐다. 이용객이 급감하자 항공 내 입주업체들도 '서울서 김서방 찾기'만큼 손님 보기가 힘들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선 출발 수속이 이뤄지는 창구에도 대기하는 승객은 보이지 않았다.
 보안, 안내 등 업무를 맡은 공항 관계자들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청사안에서 승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울산공항에서는 대한항공, 하이에어 등 김포행 4편만 운항됐다. 특히 에어부산은 코로나19로 4월 24일까지 울산 전 노선에 대해 운항 중지 결정을 내린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용객이 절반 이상 줄면서 기존과 동일하게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이 같은 조치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2월 울산공항 이용객은 3만3,000여 명으로 전월 이용객 7만명에 비해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울산공항 이용객이 3만여 명의 선으로 줄어든 것은 6년만이다.


 공항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자, 공항 내 입주업체들도 그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이날 청사 내 1층과 2층에 위치한 카페, 음식점 등은 손님 없이 한산했다.


 이 공항에서 24년간 음식업에 종사한 식당 주인은 "메르스부터 몇 년 전 KTX울산역이 생겼을 때도 공항 이용객 수가 많이 줄어 걱정이 많았는데, 이 정도로 손님 보는게 어렵지는 않았다"면서 "며칠만 있으면 잠잠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이러고 있지 않느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심정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또 그는 "하루 매출이 3만 원이다. 한달 임대료가 760만 원 가량인데, 이걸로 어떻게 생활을 하냐"면서 "장사가 안 돼 오전, 오후 고용한 직원 2명도 어쩔 수 없이 쉬라고 했다. 여기서 계속 장사를 해야할 지 말지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까지 왔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한 카페 종업원은 "매출이 평소 10분의 1 수준이다. 탑승객에 따라 매출이 좌지우지 되는데, 비행편이 없으니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청사 내 렌트카 업체도 이번 사태로 감염될까 대중교통 이용을 꺼려하는 단기 고객층이 새로 생기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고객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택시승강장에도 10여 대의 택시들이 줄지어 서있었지만, 운전자들은 차 안팎에서 승객들을 하염없이 기다릴 뿐이었다.


 택시 운전자 A씨는 "항공 편이 대폭 줄어들어 하루에 손님 5명만 받아도 많은 편에 든다"면서 "울산에 각종 공단이 있어 출장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마저도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밖에 돌아다녀도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택시를 타는 손님이 없으니, 기름 값만 축낼 바에 불법 주정차 걱정없는 이 곳 택시 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게 오히려 낫다"고 볼멘소리를 뱉어냈다. 
 정혜원기자 usjhw@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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