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업계 지원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지역 건설업계 지원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 울산신문김임식 건설협회 울산시회장
  • 2020.03.2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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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담론] 김임식 건설협회 울산시회장

울산건설업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공사물량 부족, 유동성 부족, 공사 단가 삭감에 의한 수익성 악화 등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들 어떻게 기업을 운영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수주 물량이 이렇게 말라붙기는 처음이라는 의견이 많다. 코로나19 사태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건설산업 위기는 서민경제 위기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문제는 탈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공물량은 감소하고, 민간부분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단기간 회복이 어렵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연간 129.5%나 줄어들 정도로 건설업체 어려움이 한계를 넘어섰다. 지난 2019년 4분기 지역 건설수주액은 5,050억원으로 건축·토목 모두 줄어 전년 동기 대비 65.9% 감소했다. 공종별로는 건축 91.6%, 토목 46.9% 각각 감소했고, 발주자별로 민간 74.4%, 공공 24.3% 각각 줄었다.

건설업은 정책이나 경기만 쳐다보는 천수답 업종이다. 정책 규제·해제가 되풀이 되고 경기변동에 따라 부침도 함께 이어진다. 이런 업종의 특성에서 정부의 사회 인프라 투자 축소와 부동산 규제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업의 회복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제값받고 제대로 시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건설사는 계속되는 적자 시공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많은 발주기관이 공사비를 부당 삭감하고 실적공사비 적용과 법률에서 정하는 최소한의 이윤도 보장하지 않는 등 무리한 예산 절약기조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부실시공 여지가 많아져 발주자의 손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건설업체 경쟁력 약화는 물론 하도급자, 자재납품·건설장비 업자, 건설근로자 임금 체불·삭감으로 이어져 서민경제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발주기관의 예산 절감 노력을 탓할 일이 아니지만 가격보다는 품질 우선으로 공사비 산정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 없이는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기회균등을 통한 상생발전과 시설물 품질 향상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 정부, 건설업체, 국민 모두에게 손해로 되돌아 올 것이다.

또 한가지, 지역건설업을 살리기 위해 그나마 있는 일감을 지역업체가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울산 업체가 타지에서 일하려면 현지업체에 비해 많은 불이익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지역에서 사업을 해도 대접받는 분위기가 아니다. 지역업체 홀대 분위기가 계속되면 결국 업체가 도산하고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때문에 많은 지자체에서 지역 건설업체가 일감을 따도록 각종 인센티브를 주거나 제한경쟁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도 대기업 독식을 막기 위해 지역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토록 하고 있다. 이는 지역업체의 협력업체나 구매처가 대부분 지역에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낙수효과로 이어진다.

부산시는 지역업체가 재개발사업을 할 경우 용적률 완화 등 조례가 제정돼 있다. 경남도 최근 지역 건설업체를 위해 공사수주 참여 기회 확대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인천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에 지역 생산 자재를 우선 구매하고 지역업자의 공동 수급체 참여 권장, 지역업자 공동도급 참여 비율 확대 등을 명문화 했다.

하지만, 울산시 건설업 관련 조례는 대부분 '권고'로, 법적인 강제성이 없는 조항이 대부분이다. 생활형 SOC시설과 도시재생사업, 시설물 안전·유지관리, 지역단위 방재시설 확충, 리모델링 등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 건설기업이 물량을 확보하고 신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건설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공동도급은 기술보완형으로, 지역제한은 규모별로 차등화해 한정된 물량이 건실한 중소건설업체에 흘러가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을 중요한 과제로 다뤄야 한다.

건설업은 전략적 국가 기간산업이다. 고용효과가 크고 다양한 일이 만들어지는 일자리 백화점이기도 하다. 로마인은 건설을 공기와 같은 존재라 했다. 건설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지만 인식하지 못할 뿐이라는 말처럼 건설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정책과 지원에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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