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潛龍)
잠룡(潛龍)
  • 울산신문
  • 2020.03.2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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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포럼] 서상록 철학원장

잠룡(潛龍)이란 아직 하늘에 오르지 못하고 물속에 잠겨 있는 용(龍)을 뜻하며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해 초야에 묻혀있는 영웅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잠룡(潛龍)의 정확한 어원은 주역 64괘 중에서 첫 번째 괘인 중천건괘에 근거를 두고 있다. 중천건괘는 6개의 효(爻)로써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효(爻)는 지도자가 되기 위한 수신(修身)의 도(道)를 용(龍)에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효(爻)는 물 속에 잠겨있는 용(龍)이라 하여 잠룡(潛龍)이라 한다. 잠룡(潛龍)은 아직 힘이 미약하니 세상에 나아갈 때가 아니고 양(陽)이 처음으로 생겨나 맨 밑에 처한 상태를 뜻한다. 나이로는 10대에 해당하며, 아직 학문과 수양을 쌓아야 할 때다. 그래서 잠룡(潛龍)은 물용(勿用) 즉 쓰지 말라고 했다.

두 번째 효(爻)는 20대에 해당하며 잠겨있는 용(潛龍)에서 발전된 상태로써 현룡(見龍)이라한다. 현룡(見龍)은 중도(中道)를 얻었고 어진 덕(德)과 뛰어난 능력이 있는 현인(賢人)에 해당되지만 본인을 이끌어 줄 강건하고 중정한 스승을 만나야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세 번째 효(爻)는 30대에 해당하며 강건한 덕(德)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굳세게 노력하고 또 저녁에 혹 잘못한 것이 있나 반성하는 태도로서 나아간다면 비록 위태로운 처지이나 허물을 면할 수 있다. 위태로운 처지라고 한 이유는 비록 30대로서 강건하지만 중(中)을 잃었기 때문이다. 

네 번째 효(爻)는 40대에 해당하며 최고의 지도자가 되기 위한 바로 아래의 단계이며 자신의 역량이 최고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지 시험해 보는 자리다. 일단 한번 뛰어 보아서 시기가 무르익지 않음을 알아차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면 허물이 없다. 왜냐하면 아직 때(時)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효(爻)는 50대로서 잠룡(潛龍)이 드디어 때를 만나 하늘을 나는 비룡(飛龍)이 되었으니 주역에서는 비룡재천(飛龍在天) 이견대인(利見大人)이라고 표현한다. 즉 나는 용(飛龍)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大人)을 봄이 이롭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비룡(飛龍)이 때를 만나 지존(至尊)의 자리에 올랐으나 대인(大人)을 봄이 이롭다고 한다. 여기서 대인(大人)이란 군왕(君王)의 입장에서는 훌륭한 신하 또는 참모를 뜻한다. 

여섯 번째 효(爻)는 60대 로서 끝까지 올라간 자리라 하여 항룡(亢龍)이라한다. 항룡(亢龍)은 자리는 있지만 실권이 없는 자리로서 함부로 동(動)하면 후회만 남는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의 위태한 자리다.

때를 만나지 못한 잠룡(潛龍)이 지존(至尊)의 자리, 즉 비룡(飛龍)이 되려면 실력을 길러야 하고 이를 재(材)라 하며, 자리가 있어야 하고 이를 위(位)라 한다. 마지막으로 하늘이 내리는 때를 만나야 하는데, 일컬어 시(時)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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