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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이 25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확보한 350만장의 덴탈마스크를 전 울산시민에게 1인당 3장씩 배부한다고 밝히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송철호 울산시장이 25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확보한 350만장의 덴탈마스크를 전 울산시민에게 1인당 3장씩 배부한다고 밝히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울산이 미증유의 재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방역 및 생계 지원 범위를 놓고 각기 다른 입장을 고수하면서 '날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울산시와 울주군에 따르면 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마스크 품귀 현상을 다소나마 해결하기 위해 시민 1인당 마스크 3장씩을 무상 배부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마스크 350만 장을 중국에서 수입했고, 이날 인천항에 입항한 상태다.


시는 27일 이를 기초자치단체를 통해 분배하기로 했다. 지자체별로는 중구 70만 장·남구 100만 장·동구 50만 장·북구에 70만 장 등 총 290만 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지원 대상에서 울주군은 제외하기로 했다. 군이 이날 별도의 재원을 투입해 군민들에게 마스크를 나눠 주기로 한 것을 확인했고, 중복지급을 피하기 위해 이같이 조치했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또 군에 배부하지 않아 남은 물량은 중소기업 2,352곳에 45만 장, 복지시설 1만2,300여 곳에 15만 장을 각각 배부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이날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 등 11억원으로 방역 마스크 120만 장을 구입해 읍·면에 배부했다.


각 읍·면은 주민 1인 5장씩 포장해 30일까지 가구별로 배부할 예정이며, 거주 외국인에게도 같은 양을 지원한다.
시의 마스크 배부 대상지역에서 배제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군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선호 군수는 "전혀 사전협의 되지 않은 사안이다. 울산 전체를 관장하는 시가 같은 울산시민인 군민을 패싱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얹짢은 기색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둘러싸고 상충해왔던 양 기관의 행보를 놓고 볼 때 충분히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군이 앞서 지난 23일 230억원을 마련해 전국 최초로 전 군민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10만원 씩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이미 껄끄러운 분위기가 감지됐다.


시는 곧바로 재난관리기금 400억 여원을 투입하는 저소득층 중심의 지원 계획 수립에 들어갔고, '중복지급'을 막기 위해 울주군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초 관련 협의 과정에서 시는 기초단체인 울주군이 광역단체의 통제를 벗어나 독단적으로 관할 주민들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 했다.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한 군이 당초 입장대로 군민 대상 지원을 공식화하고 나서면서 시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해석이다.


이 군수는 당일 기자회견에서 송철호 시장의 불쾌감을 의식한 듯 "시는 울주군이 먼저 앞서가면 다른 곳은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님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시와 군의 갈등 관계로 보여지지 않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도 군에 행보에 대한 유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송 시장은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열린 기자 회견에서 "울주군민과 각 구 구민 모두 울산시민이다. 울주군이 군민에 한정해 마스크 100만여개를 배부하겠다고 하는데, 이 것이 과연 시의 생각과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재난소득 역시 (원칙을 지켜) 군과 겹치지 않도록 배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송 시장은 이어 "군에서 (마스크를) 지원해준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덕분에) 산업현장에 마스크를 구하러 갈 시간이 없는 노동자가 많이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는 여분있게 마스크를 줄수 있게 됐다"며 에둘러 입장을 정리했다.  하주화기자 jhh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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