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사고 줄어들길 기대" VS "법안 취지 공감하지만 처벌 과해"
"어린이 교통사고 줄어들길 기대" VS "법안 취지 공감하지만 처벌 과해"
  • 김가람 기자
  • 2020.03.2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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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안전강화 민식이법 첫 날
운전자 처벌 강화 두고 갑론을박
25일 민식이법 시행 첫 날, 울산 울주군의 H초등학교 앞 스쿨존을 방문했다. 민식이법 개정에 맞춰 스쿨존 환경도 개선된 모습이다. 노란 신호등과 횡단보도 앞 안전구역이 인상적이다.
25일 민식이법 시행 첫 날, 울산 울주군의 H초등학교 앞 스쿨존을 방문했다. 민식이법 개정에 맞춰 스쿨존 환경도 개선된 모습이다. 노란 신호등과 횡단보도 앞 안전구역이 인상적이다.

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 규정을 강화하고 교통사고 발생 시 운전자 처벌 수준도 높인다는 내용을 담은 일명 '민식이법'이 첫 시행된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민식이법으로 어린이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는 입장과 더불어 법의 취지와 달리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상충하고 있다. 

# 스쿨존 진입 車 대부분 규정 속도 준수
25일 민식이법 시행 첫 날, 울산 울주군의 H초등학교 앞 스쿨존을 방문했다.

초등학교 입구에서 50여m 떨어진 곳에 '어린이 보호구역, 여기서부터 100m 속도를 줄이시오'라고 적힌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민식이법 개정에 맞춰 스쿨존 환경도 개선된 모습이다. 신호등이 눈에 잘 들어오는 노란 색으로 칠해져 있었으며, 횡단보도 입구에는 아이들이 신호등을 기다리면서 안전구역에 서 있을 수 있도록 노란색으로 표시가 돼 있어 인상적이다. 그곳에는 '좌우를 살펴요. 차조심!'이라는 경고문이 써져 있다.

일반적으로 스쿨존 서행 속도는 시속 30㎞이지만 이곳처럼 차량 통행량이 많은 주요 간선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50㎞ 이하다. 학교 앞 4차선 도로를 30분 동안 지켜본 결과, 차량들은 대부분 서행하고 있었다.
 

횡단보도 입구에는 아이들이 신호등을 기다리면서 안전한 구역에 서 있을 수 있도록 노란색으로 표시가 돼 있었다.
횡단보도 입구에는 아이들이 신호등을 기다리면서 안전한 구역에 서 있을 수 있도록 노란색으로 표시가 돼 있었다.

# 신호등·횡단보도 등 주변 환경 개선
두 아이를 키운다는 40대 김모씨는 "일부 어른들은 불편하겠지만 법 개정으로 아이들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일은 확실히 줄어들 것 같다"면서 "처벌 강도가 높아지는 만큼 운전자가 스쿨존에서 주의해서 사망사고를 줄이자는 취지로 보인다. 제도를 개선하면 시민의식도 따라올 것"이라고 전했다. 

# CCTV 설치된 곳은 17곳 5% 불과
그러나 민식이법 시행을 두고 일부 운전자들은 '살인죄'와 맞먹는다며 처벌이 과하다는 입장이다. 개정 전에는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에 대한 처벌이 5년 이하의 금고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었지만 개정 이후 최대 무기징역으로 상향됐다. 

또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식이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과실이 없어야 하지만, 실제로 교통사고에서 운전자 무과실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는 주장이다.

운전자 정모(27)씨는 "민식이법에 따르면 불법 주정차량으로 시야 확보가 되지 않음에도 아이가 갑자기 도로로 뛰쳐나와서 사고가 나면 운전자 과실이 된다. 규정 속도를 지키든 안 지키든 일단 아이와 부딪히면 벌금에 구속이다. 고의가 아님에도 살인죄처럼 형량이 세다"면서 "앞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을 우회해서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25일 민식이법 시행 첫 날, 울산 울주군의 H초등학교 앞 스쿨존을 방문했다. 법 개정에 맞춰 개선된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신호등이 눈에 잘 띄는 노란 색으로 칠해져 있었으며, 횡단보도 입구에도 노란색으로 안전구역이 표시돼 있었다.
25일 민식이법 시행 첫 날, 울산 울주군의 H초등학교 앞 스쿨존을 방문했다. 법 개정에 맞춰 개선된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신호등이 눈에 잘 띄는 노란 색으로 칠해져 있었으며, 횡단보도 입구에도 노란색으로 안전구역이 표시돼 있었다.

# 市, 연말까지 79곳에 추가 설치 계획
한편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우선적으로 무인단속 카메라(CCTV)와 신호등,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전국 모든 스쿨존에 CCTV와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어린이보호구역의 안전시설을 강화할 방침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지역 스쿨존은 총 359곳이다. 이 가운데 CCTV가 설치된 곳은 17개소로 설치율은 아직 5%에 불과하다. 울산시는 5월까지 14곳에 추가 설치하는 등 올해 안으로 79개소에 대해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김가람기자 kanye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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