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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등 벚꽃명소 방문 자제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28일 벚꽃이 만개한 남구 무거생태하천을 많은 시민들이 찾은 가운데 코로나 집단감염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ulsanpress.net
사회적 거리두기 등 벚꽃명소 방문 자제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28일 벚꽃이 만개한 남구 무거생태하천을 많은 시민들이 찾은 가운데 코로나 집단감염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ulsanpress.ne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울산지역 벚꽃 축제가 모조리 취소됐음에도 지난 주말 지역 주요 벚꽃 명소는 꽃놀이를 하러 나온 상춘객들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심신을 달래려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해는 가면서도, 정부가 개학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의식이 다소 미성숙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방문한 울산 남구 삼호동 무거천 일대. 매년 '궁거랑 벚꽃축제'가 열리는 지역 벚꽃놀이 명소다.
 이곳은 3월 말 날씨가 포근해지는 이맘때쯤이면 봄기운을 즐기러 나온 상춘객들로 거리가 북적인다.


 하지만 남구는 올해 궁거랑 벚꽃축제를 취소하고, 벚꽃길 곳곳에 '사회적 거리두기 2주간 실천'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설치 및 동 차원 행정방송을 하는 등 시민들에게 방문 자제를 독려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지난 22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최대한 집안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는 무거천 일대에 예년보다 사람이 적은 편이었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몰린 상태였다.
 그 중에서도 일부는 마스크를 턱 밑에 걸친 채 돌아다니는 등 감염병 예방에 느슨한 모습을 보여줘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가족들과 벚꽃을 보러 나왔다는 시민 김모(57) 씨는 "평소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 코로나로 영화관도 못 가고 매일 집에만 있었다. 마땅히 할 게 없었는데 마침 벚꽃이 폈으니 보러 나왔다. 아무래도 실내보다는 안전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주군 벚꽃명소인 삼남면 작천정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바리케이드로 출입구를 막고 안내방송을 내보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벚꽃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쉽게 포착됐다.
 군청 직원들은 작천정을 수시로 돌아다니며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에게 "사진을 찍은 후 마스크를 다시 착용해달라"고 계도했다.


 일각에선 벚꽃놀이를 하는 시민들에게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꽃구경으로 인파가 몰리면서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전남 구례군 산수유 마을로 꽃구경을 다녀온 60대 일행 5명 가운데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울주군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국가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하는 중이고, 해외에서 쏟아져 나오는 확진자, 사망자들 소식을 보면서도 벚꽃놀이를 가고 싶냐"면서 "아이를 데리고 집에만 있는데 너무 화가 난다"고 전했다.
 김가람기자 kanye218@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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