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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회가 위기 상황이다. 물론 코로나19의 영향이다. 최근 들어 울산지역에서 신종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저히 안정화 추세다. 이는 지역사회가 강력하게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에 긴장을 늦추지 않은 효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특히 지난 주말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울산지역 벚꽃 축제가 모조리 취소됐음에도 지역 주요 벚꽃 명소는 꽃놀이를 하러 나온 상춘객들로 북적였다는 보도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심신을 달래려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해는 가면서도,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의식이 다소 미성숙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울산시와 각 구·군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의 일환으로 일제히 관광객들의 유입을 막기 위한 벚꽃길 통제에 돌입한 상태다. 

울산지역 지자체들에 따르면 울주군은 삼남면 작천정 벚꽃길 입구에 시민과 관광객들의 방문을 제한하기 위한 안내판이 설치했다. 앞서 야간조명을 설치해 부분적으로 '약사벚꽃축제'를 하려 했던 중구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완전 취소하기로 했다. 중구는 당초 음식판매 및 각종 공연을 포함한 주민 동원 행사 등 사실상 축제 자체는 추진하지 않고, 벚나무에 야간조명만 설치해 주민들이 눈으로나마 벚꽃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대응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잇따름에 따라 벚꽃조명 설치를 철회하기로 했다. 중구 관계자는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해 벚꽃조명 설치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일로 주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하고, 지속적인 지역 내 방역 실시로 코로나19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남구 무거천 일대의 벚꽃명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울산 남구 삼호동 무거천 일대는 봄기운을 즐기러 나온 상춘객들로 지난 주말 거리 곳곳에서 인파를 만날 수 있었다. 남구는 올해 궁거랑 벚꽃축제를 취소하고 벚꽃길 곳곳에 '사회적 거리두기 2주간 실천'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설치 및 동 차원 행정방송을 하는 등 시민들에게 방문 자제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차원에서 지난 22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최대한 집 안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무거천 일대에 예년보다 사람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몰린 상태였다. 그중에서도 일부는 마스크를 턱 밑에 걸친 채 돌아다니는 등 감염병 예방에 느슨한 모습을 보여줘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울주군 벚꽃명소인 삼남면 작천정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바리케이드로 출입구를 막고 안내방송을 내보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벚꽃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쉽게 포착됐다. 울주군청 직원들은 작천정을 수시로 돌아다니며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에게 "사진을 찍은 후 마스크를 다시 착용해달라"고 계도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보건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꽃구경으로 인파가 몰리면서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전남 구례군 산수유 마을로 꽃구경을 다녀온 60대 일행 5명 가운데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현시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방역당국의 관리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도 곳곳에 불안 요소가 남아있는 상태라는 진단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있을지 모를 작은 위험 요소까지도 최대한 제거하겠다는 조치로 모두가 동참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정해진 지침을 정확히 지킬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만큼 시민의 적극적 참여가 중요하다. 

지금 울산은 코로나19의 충격파로 민생경제 침체는 물론 산업계 전반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의 상황이 장기화 된다면 과거 위기 상황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엄청난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는 진단이 나와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불황 속에서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자는 운동은 모두가 함께 뜻을 모으고 실천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 두 달여 동안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대구·경북을 응원하고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과 함께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 울산의 기업 등 각계가 팔을 걷고 나섰다. 이제 무엇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봄꽃이 피어나고 거리가 화사해지는 상황에서 외출과 모임의 유혹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참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방역의 주체로 코로나 19 극복의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내 이웃과 우리의 공동체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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