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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울산의 소비자물가를 다시 영 퍼센트(0%)대로 끌어내렸다. 사태 장기화로 학교 개학이 연거푸 미뤄진 데다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락·문화·여행 등의 소비가 끊기면서 지난달 울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눈에 띄게 둔화됐다.

동남지방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0년 3월 울산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12(2015년=100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에 그쳤고, 전월에 비해서는 0.4% 하락했다.

작년 한 해 내내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 상황을 이어온 지 10개월 만인 지난해 12월(0.2%) 상승 반전한 뒤 지난 1월 1.1%로 상승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물가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모양새다. 울산의 이 같은 최근 소비자물가 흐름은 전형적인 단기 불황형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동선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품목성질별 물가는 대체로 상품이 오른 반면, 서비스는 내렸고, 지출목적별는 의식주 관련 품목을 제외한 교육, 오락·문화, 통신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생활물가에 비해 밥상물가로 직결된 신선식품의 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에 그친데 비해 신선식품지수는 5.5%로 상승 폭을 키웠다.

생활물가의 개별 품목 중에선 전년 동월 대비 고등학교납입금(-33.3%), 휴대전화료(-1.9%), 전세(-2.2%) 등은 하락한 반면, 휘발유(9.7%), 돼지고기(8.3%), 배추(71.5%) 등을 비교적 크게 올랐다. 신선식품 중에선 마늘(-26.3%), 귤(-15.9%), 고구마(-9.5%), 조기(-4.4%), 생강(-17.9%)은 내렸고, 양파(53.8%), 호박(62.6%), 파프리카(66.2%) 등은 급등했다.

지출목적별 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식료품·비주류음료(3.0%), 교통(1.9%), 보건(1.2%) 등이 올라 전체적으로 0.7% 상승했다. 전월에 비해서는 교통(-2.9%), 가정용품·가사서비스(-0.8%), 교육(-0.1%), 오락·문화(-0.2%), 음식·숙박(-0.2%) 등이 내려 전반적으로 0.4% 하락했다.

특히 개별품목 중에선 전년 동월에 비해 해외단체여행비(-6.6%), 고등학교납입금(-33.3%), 사립대학교납입금(-0.8%) 등이 내렸고, 전월과의 비교에선 남·여학생복(-67.0%), 레저용품(-4.3%), 생화(-8.1%), 콘도이용료(-10.7%), 호텔숙박료(-3.4%) 등 코로나19 사태와 직결된 품목들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품목성질별 물가는 상품의 경우 석유류(7.5%), 축산물(5.5%) 등이 올라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고, 전월에 비해서는 석유류(-4.3%), 내구재(-2.0%) 등이 내려 전체적으로 0.6% 하락했다. 서비스 품목은 전년 동월 대비 공공서비스(-0.9%), 집세(-1.7%) 등이 내려 전체적으로 0.1% 하락했고, 전월에 비해서는 개인서비스(-0.1%), 공공서비스(-0.1%), 집세(-0.3%)도 내렸다.

물가당국 관계자는 "지난달 울산의 소비자물가는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는 여행, 오락, 문화, 교육 등을 중심으로 하락해 전체 물가 상승폭을 둔화시켰다"면서 "현재의 코로나 사태가 단기에 끝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생필품을 제외한 상품과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한 소비 위축으로 물가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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