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시민단체들이 지역민을 배제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 공론화에 반발해 민간주도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나섰다. 관련 지역실행기구 구성에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된 지역민들을 포함시켜 달라는 끈질긴 요구에도 정부로부터 묵살당하자 직접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br><br>2일 월성핵쓰레기장 반대 주민투표 울산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산업부는 북구 주민투표 청원에 대한 답변으로 '재검토위원회가 제안해준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논의 중이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재검토 의견수렴 과정을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관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월성핵자료사진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원전 옆에 지으려는 핵폐기물 저장시설 맥스터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들. (자료사진)월성핵자료사진

 

울산 시민단체들이 지역민을 배제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 공론화에 반발해 민간주도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나섰다. 관련 지역실행기구 구성에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된 지역민들을 포함시켜 달라는 끈질긴 요구에도 정부로부터 묵살당하자 직접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2일 월성핵쓰레기장 반대 주민투표 울산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산업부는 북구 주민투표 청원에 대한 답변으로 '재검토위원회가 제안해준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논의 중이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재검토 의견수렴 과정을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관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운동본부는 주민투표 추진 또는 거부가 아닌 추상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사실상 주민투표 청원을 거부한 것으로 판단해 민간에서 주민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월성임시저장소 추가 건설 반대 북구주민대책위원회와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는 사용후핵연료 임시보관시설(맥스터)건설과 관련해 주민투표법 제8조에 근거해 북구청장이 주민투표를 실시하라고 결정해주길 바란다는 청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 청원에는 총 1만1,483명이 참여했다.  

당시 월성 핵발전소 반경 20㎞ 범위 내 북구민 20만 명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이 핵발전소 고준위핵폐기물 저장시설 건립 문제는 주민의 안전에 큰 영향을 끼치며, 국가 주요시설과 중요한 정책으로 이 같은 요구를 제안한다고 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운동본부는 주민투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투표를 진행하며, 우선적으로 북구민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점차적으로 울산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지난 2018년부터 지역민의 의견을 반영해달라는 공문을 수차레 정부에 전달했지만, 종합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말 뿐이었다"면서 "반경 20㎞ 이내에 포함된 울산 북구 인구는 약 21만8,000명이며, 반경 30㎞ 이내의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는 울산시민 102만 명이 거주함에도 지역실행기구 구성에 울산시민은 포함되지도 못했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3일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지원단'(한국원자력환경공단 소속)이 제시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에 대한 지역 의견수렴 용역' 입찰공고에도 지역공론화를 위한 시민참여단을 원전 5㎞ 이내 읍면동 전체 행정구역이 일반주민, 감시기구 관련자, 시민단체 등으로 한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함께 진행되는 전국 공론화 형식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그대로 모방한 것에 지나지 않아 제대로 된 공론화를 이뤄낼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운동본부는 "현재 재검토위는 울산시에 맥스터 건설에 대해 울산지역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 의견 청취하는 자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원전 5㎞ 이내로 한정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미 맥스터를 짓기 위한 공론화 준비를 다해놓은 거나 다름없다"면서 "시와 북구청은 재검토위의 졸속 공론화에 편승하지 말고, 그동안 재검토위가 졸속으로 추진한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지역실행기구' 구성부터 재구성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당시 478명의 시민참여단 가운데 최종 종합토론회 개최까지 이 시설이 어디에 들어서는지 아는 사람은 57.6%에 불과했다"면서 "2박 3일의 종합토론회 한 번으로 시민참여단은 기본 학습조차 부실해 제대로 된 숙의와 결과 도출이 어려웠다. 이 폐해를 반복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 결과는 50억 원 예산만 날리고 경주에 맥스터를 짓는 용도로밖에 결과물을 내지 못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정혜원기자 usjhw@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