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무림대전, 울산판세 급보 전하다
임박한 무림대전, 울산판세 급보 전하다
  • 울산신문
  • 2020.04.0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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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의 정치무협-경자무림대전] 전국방총림열전 7.

#위장마방의 선명잡술, 와대 급소되나
천하좌방의 무사선발전에서 탈락한 하급무사들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첩보다. 해찬골두와 낙엽총부가 여의마방에서 긴급 회동했다. 인영좌랑이 두 대부 앞에 위장마방 현황판을 펼쳤다. 

"초록동색을 걸고 두벌마방을 어렵게 꾸렸사온데 열린마방이 쪽빛염색술로 신설마방을 차렸습니다. 분칠혜원과 봉주졸부가 야반도주할 때 천하좌방의 비서 몇 권을 훔쳐간 듯합니다. 환장의겸과 안하강욱이 연일 자신들이 강남좌랑의 분신이라고 떠드는 통에 조국수호 깃발부대가 움직이는 추셉니다. 이대로 두면 두벌마방은 허울뿐인 마방이 될 공산이 큰데 어찌하면 좋소이까"

"끙…" 해찬골두가 비틀했다. 머리를 모아쥐고 찡그린 탓에 시선이 앞으로 쏠렸지만 사실은 몸의 중심이 흔들리는 상태였다. 며칠 천하의방에서 동의신술로 기력을 보완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병색이 완연하다. 답이 나올 리가 없다. 낙엽총부 역시 미간만 찌푸리고 있는 상황이다. "와대에 급전을 치는게 좋지 않을까요" 인영좌랑이 슬쩍 두 대부의 의중을 떠보는 듯했다. 

재정나발이 인영좌랑에게 다가와 쪽지를 전했다. "와대를 입에 올리지 말 것" 경고였다. 해찬골두의 좌심실인 재정 나발이 재빨리 인영좌랑을 제지하고 나섰다. 지금 와대에 구조신호를 보내면 천하 20방 영상신기술로 재인통부의 신임을 얻은 비서실 근위영민의 주가만 올라갈 뿐이다. 젊은 시절부터 좌빨신공만 한가지로 익힌 단순무사 인영좌랑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대목이다. "그들이 뭐라 떠들고 있소?" 낙엽총부가 입을 열었다.

"환장의겸이 연일 소란합니다. 천하좌방과 열린마방은 한뿌리요 같은 비결서를 사용하는 무림이라고 주장합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열린마방의 졸부들이 모두가 한결같이 강남좌랑을 전면에 내세우고 재인통부를 뒷배로 한다는 점입니다. 천하좌방이 재인통부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강호백성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협박잡술까지 쓰고 있사옵니다"

재정나발이 앞으로 나섰다. "결국 무림대회 이후가 아니겠습니까. 굳이 대전 앞에 자중지란으로 비칠 언쟁은 삼가고 두벌마방과 열린마방이 서로 결전지세를 이어가도록 두는 것이 어떨지요. 무엇보다 지존우파의 위성마방이 미래마방으로 안정된 상황이니 지금부터는 내부분란보다 외연확장이 답이라 여겨집니다. 최근들어 우성나발들이 기다렸다는 듯 좌파의 위성마방들을 대놓고 흠집내기로 떠드는 판이니 천하좌방의 외연 확장과 좌파결집 명분이 분명한 두 개의 위성마방은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낙엽총부의 안광이 비로소 번뜩였다. 재정나발. 여전사다. 나발통신 보도완장들을 향해 기레기론을 들이대며 좌충우돌도 마다 않은 야전의 승부사다. 말하는 품새부터 어법과 논리가 깐죽잡술과 비꼼술수로 무장한 대변무사 진골인재 아닌가. 와대입성에 필살기로 용인해야 할 인물이라는 생각을 굳히는 듯했다.

낙엽총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며칠 전 통신나발들의 모임에서 토론대전에 임했을 때 재정나발의 비책수첩을 들고 간 것이 주효했다. 불과 다섯 식경전, 신새벽에 재정나발이 통문을 보내왔다. "금일 토론대전은 무림대회 초반기세와 직결되니 깜짝비책 두어가지는 준비함이 좋을 것입니다. 그 책략에 졸녀의 식견을 보태고자 수첩을 보내오니 참고하소서" 직접 들고 찾아왔을 법하지만 세간의 눈을 의식했던 모양이다. 역시 주도면밀하다. 낙엽총부는 그날부터 재정나발을 달리보기 시작했다. 해찬골두의 좌심실이라 엄두를 못 냈지만 이제 해찬골두의 건강이 위태지세다. 재정나발은 흐름에 빠른 자가 아닌가. 그날 연통은 바로 계파이탈의 신호라고 읽어달라는 뜻이었다. 

그 수첩 첫 대목이 강남부자 민심수습책이었다. "강남에 종택을 갖고 다량의 호택을 숨긴 자들에게 종합부세로 중과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실수요자와 소득유무를 따져 현실적 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졸부 민심수습 책략이었다. 중구삭금(衆口削金). 재정나발의 비책에는 이 네 글자와 함께 종합부세와 골로납균 대책, 구휼미 공정분배책과 교안행수대처법까지 다양하게 서술돼 있었다. 그리고 이런 부연설명도 있었다. <입은 쇠도 녹인다고 합니다. 거짓도 강호 백성 백인이 이어가면 사실이 되는 세상입니다. 주고 안 주고는 뒷일이니 가능한 공정과 공평, 그리고 두루 나눔을 강조하십시오. 무엇보다 우성나발들이 교안행수와의 말싸움을 유도하기 십상이니 절대 말리지 말고 우회술과 포용술로 상대를 칭찬하는 변칙술을 구사하십시오>

인재다. 실전에서 좌충우돌로 익힌 시정잡배술이 무림대회라는 거사에서 정리정돈 된 실전술로 뒤바뀌다니. 천하인재로다. 낙엽총부는 재정나발을 떠올리며 미간을 폈다.

#대세전환, 지화명이(地火明夷) 비책 찾는 종인총괄
교안행수가 초반착오로 골로납균의 괴질처방책을 빼앗겼을 때 처음 종인총괄을 찾았다. 당시 형세는 와대의 골로납균 초기대응 실패에다 좌파구리 사태와 안면가리개 파동으로 재인통부가 곤란지세에 있을 때였다. 마포나루에서 국밥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래고 던진 한마디가 "취, 지풍승 퇴, 지화명이(取, 地風升 退 地火明夷)"였다. 지풍승은 땅 속의 나무가 싹이 나 자라가는 나아감이다. 이와 반대로 태양이 지는 형상이 지화명이(地火明夷)다. 명이(明夷)는 밝음이 상했으니 태양이 지고 암흑의 세계가 온다는 뜻이다. 지풍승을 취하는 방법, 이를 제대로 읽으라는 의미였다.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한 교안이 엉거주춤하는 동안 와대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골로납균 처방전을 탈취하기 위해 사방통문을 띄우고 전서구와 천공수송선을 천하에 파견했다. 결국 괴질처방을 손에 쥐고 질본연합에 전권을 주자 사태가 급변했다. 무엇보다 아매리국 드런대공의 공이 컸다. 돌출발언과 헛발질이 주특기인 드런대공이 아차실수에 우격다짐까지 동원하며 중원과 비난설전을 오갈 때 괴질처방을 슬쩍 보여주며 구조요청까지 받아냈다. 여기에다 아배신공은 오륜대전 연기 이후 두문불출이다. 아배신공과 드런대공의 자세전환은 천하질서의 변화까지 불러왔다. 상황이 이 정도로 확산할 줄 몰랐던 지존우파는 이제 모든 것을 종인총괄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됐다.

유철우사를 불렀다. 도읍검관이 필요했지만 당장 도읍의 강호일전이 불안하다. 부산방에서 일전불사를 외치는 그를 불러올 수는 없는 일. 여전히 부산방과 울산방은 견고하다는 보고가 위안이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울산방도 안심지수는 아니라는 급보다. 울산갑윤이 진두지휘하지만 동호임공과 규명좌랑의 협공이 기세등등하다는 보고다. 재인통부의 영향권 아닌가. 무엇보다 위기의 상황이니 형준합공을 중심에 두고 위장마방을 차린 유철우사와 동아수진을 책사로 쓰는 게 좋겠다는 교안의 당부가 있었다. 유철은 며칠째 형준합공이 마련한 밀실방에서 동아수진과 함께 비책 연마에 여념이 없다. 천하 일성이 필요했다. 종인총괄의 일성은 판을 바꾸는 전환지성이 돼야 한다. 종인총괄이 천하나발이 모인자리에서 공식 일성을 외쳤다.
 

"재인통부는 골로납균 초기실패를 여론호도로 무마했다. 천하가 우리강호에 구원요청을 쇄도하는 것은 천하제일의 의료체계와 의원의녀 희생신술이 첫째였다. 이를 호도하고 자신들의 공인 양 추켜세우는 것은 일백일을 불철주야 괴질타파에 나선 의인들에 대한 모욕이다. 무엇보다 파탄경제를 구휼미로 전환하려는 술책은 가소로운 경제잡술이다. 당장의 배고픔은 일반 구휼로 상시지급하고 다가올 골로납균 파탄태풍에 대한 대비책부터 세워야 한다. 구휼미의 차등배분 따위로 강호 여론을 갈라놓고 종합부세 보완지책이라는 위장술로 호도할 때가 아니다. 천하가 골로납균에 만신창이다. 지금은 바로 우리 스스로가 지풍승으로 기를 살려 지화명이(地火明夷)로 쓰러지는 천하질서를 잡아야 할 때다"

노장의 목소리는 우렁찼다. 그 목소리는 팔십노장의 혈맥이 아니다. 청년기개 아닌가. 종인총괄의 일성을 영통단자로 지켜보던 무율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첩방을 꺼내 글을 적었다. 명출지상 상존변수( 明出地上 常存變數) 이 네 글자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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