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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농소중학교가 학교 운동장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학부모와 신입생에게 교과서를 배부하고 있다.
북구 농소중학교가 학교 운동장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학부모와 신입생에게 교과서를 배부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제공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된 후 학생들의 등교를 기다려오다 온라인 개학이 확정되는 바람에 교과서 등 교육자료 배부에 비상이 걸린 일선학교들 사이에 이른바 '비대면 자료 배포 열전'이 벌어졌다. 교문과 운동장을 활용해 드라이브스루에 최적화된 동선을 만들거나 교과서 꾸러미를 체육관에 정렬 배치한 후 학생들이 무인수령 하도록하는 등 방안이 총동원 됐다. 

6일 울산시교육청과 지역 유초중고교에 따르면 일선학교들은 개학 후 필요한 교과서와 수업결손 최소화를 위한 학습자료를 학생들에게 배부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이는 시교육청이 개학 전까지 교재 배부를 완료할 것을 주문한데 따른 조치다. 시교육청은 수차례 등교 개학이 미뤄지자 지난달 31일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확정 발표 하기 일주일 전인 23일부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교과서 사전 배부 지침을 일선 학교에 시달했다. 

북구 고헌유치원 교사들이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학습자료를 배부하고 있다. 교사들 뒤로 준비된 자료 꾸러미가 배치돼 있다.
북구 고헌유치원 교사들이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학습자료를 배부하고 있다. 교사들 뒤로 준비된 자료 꾸러미가 배치돼 있다. 울산시교육청 제공

초중고교의 경우 재학생은 교과서가 미리 배부됐지만, 신입생은 학교를 배정 받은 후 개학이 연기되는 바람에 교과서 및 각종 안내문 등을 수령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들이 일제히 교재 배포에 나서면서 각종 비대면 접촉 방안이 총동원됐다. 

남구 강남중은 코로나19사태로 효과를 검증 받은 '드라이브스루'를 도입했다. 이 학교는 후문으로 학부모들의 차를 진입시킨 후 중앙현관에서 대기, 교과서를 수령하고 정문으로 빠져나가는 동선을 구축했다. 드라이브스루는 신입생 183명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사이, 각각 공지된 시간에 차량으로 학교를 찾아 17권의 교재를 전달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박병규 강남중 교장은 "교사동과 교문 2곳의 배치가 드라이브스루에 최적화돼 있어서 업무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며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차량 속 학부모와 학생들이 로테이션 근무에 투입된 담임 교사와 눈을 맞추며 첫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구 상진초 교사가 학생의 집을 방문해 새학기 교과서와 코로나19 예방물품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동구 상진초 교사가 학생의 집을 방문해 새학기 교과서와 코로나19 예방물품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제공

드라이브스루에 한계가 있는 학교들은 일명 '워크스루'를 채택했다.

중구 병영초는 온라인 개학 이후 원격수업활동에 필요한 가정 활동지를 모은 '원격수업 학습꾸러미'를 배부하고 있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신청을 받아 학년별 수령 시간을 달리했고, 학생과 학부모가 거리를 유지한 채 대기했다가 한 명씩 수령해가도록 했다. 

중구 외솔초 병설유치원 교사가 원아의 집앞에 학습자료를 전달하는 비대면 교재배부를 실시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제공
중구 외솔초 병설유치원 교사가 원아의 집앞에 학습자료를 전달하는 비대면 교재배부를 실시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제공

무인배부를 도입한 곳도 있다. 중구 중앙여고는 체육관에 전체 신입생 150명에게 전달될 교과서 꾸러미를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배치한 후 학생들이 1명씩 진입해 각자의 명부를 확인한 후 수령해 나가도록 했다. 여창엽 중앙여고 교장은 "오전 9시부터 낮12시까지 학생들 각자가 통보된 시간에 체육관을 찾았고, 입구에 배치된 손소독제를 사용한 후 마스크를 끼고 체육관에 들어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신설학교인 북구 고헌중은 258명의 재학생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 배부를 실시했다. 아파트 단지는 1차적으로 경비실을 맡겨 학생들과의 대면을 피했고, 찾아가지 않은 경우는 회수해 직접 방문을 독려했다. 

유치원들은 무인택배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공립단설 유치원인 고헌유치원은 1주에 1회 학습자료를 배부하기로 하고 아파트 무인택배함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  유치원은 정문 앞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개학 준비 물품과 학습 자료를 71명의 원아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황갑신 고헌유치원장은 "학습 자료가 한꺼번에 나가면 몰아서 풀어버린 후 학습 공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자료를 배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역 내 초중고교 중 현재까지 교과서 배부를 하지 못한 곳은 총 4곳이다. 나머지 학교들도 미수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배부를 진행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상초유의 비대면 교과서 전달을 하게 된 일선학교 교사들이 교과서 꾸러미를 미리 포장하거나 학교 앞 대로변에서 온종일 대기하는 등 고생을 무릅써준 덕분에 교육자료 배부가 원활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jhh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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