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자전거 타고 동화마을 한 바퀴] 오리 돌멩이 오리
[동시 자전거 타고 동화마을 한 바퀴] 오리 돌멩이 오리
  • 울산신문
  • 2020.04.0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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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오리달 오리돌멩이날에 태어난 동시집

이안 시인의 네 번째 동시집이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고양이와 통한 날 고양이의 탄생 글자동물원에 이어 이번 동시집 오리 돌멩이 오리도 기대가 된다. 2020년 02월 20일 탄생, '오리돌멩이오리돌멩이해 돌멩이오리달 오리돌멩이날'이라는 멋진 한글 생일을 가진 동시집이다.
"1은 나무, 2는 오리야./0은 뭘까?/그래, 맞아./0은 돌멩이야./그러니까/ 오리 돌멩이 오리를 숫자로 쓰면 2 0 2가 되겠지?" <시인의 말> 첫 5행에서부터 숫자공부를 시키는 시집이다. 숫자공부로 마치느냐, 꽃말공부(사월의 꽃말), 자음공부(파꽃), 자음 중에서도 오리궁뎅이가 낳는 시옷잡이에 푹 빠질 수 있다. 시옷 얘기 나온 김에 시옷 잡으러 연못 속에 뛰어들어볼까?  

동동동동
오리가 헤엄쳐 가면
오리 뒤로     
길다란 시옷이 만들어진다

물살을 열고
앞으로 나가는 오리를 따라     
줄지어 생기는

시옷

연못을 좋아하는 오리가
날마다 연못에 입혀 주는
시의 옷 같은
시옷

한참을 쓰고 나서
돌아다보면
멀리서부터 지워져 와서
금세 오리 눈앞에서 사라지고 마는
시옷   
(하략)
-이안 시옷 부분

시옷 떼를 눈여겨보노라면 한 줄이 아니고 두 줄이란 걸 알 것이다. 두 줄은 빅 브이로 재탄생 돼 아이를 흥분시킨다. 지천명의 나이에도 브이를 쫓다가 강물이 돼 버리곤 하니 아이들이야 어떠랴. 시옷잡이에서 이번엔 시인의 노란 해바라기 창문을 들여다볼까.

해바라기가 피었다
동쪽을 보고
노랗게 피었다

아침 해가 잘 드는
동그란
창문 안에서

눈이 까매지는 아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창밖을 내다보며 말한다

세상은 참 노래
이렇게 노란 세상은 처음이야  
-이안 해바라기 창문전문

남은우 아동문학가
남은우 아동문학가

누구나 봤을 노란 창문을 누구는 쓰고 누구는 놓치고. 에이, 무슨 수로 이 시를 능가하는 해바라기를 쓸까, 느슨한 시작(詩作)에 따끔한 회초리를 드는 동시다. 오리 돌멩이 오리의 힘찬 비상이 보인다. 코로나 특효약으로 이미 소문이 난 책일지 모르겠다. 벚꽃이 지고 있어도 좋고, 양지꽃덧신 노랗게 신은 연못가 벤치에 앉아 펼쳐도 좋다. 연못 앞에서 호수 앞에서 강 앞에서 "2 0 2!" 외쳐보자. 움츠리지 말아요. 다 지나갈 거랍니다. 봄빛 좀 봐요. 동시 아이들 보내는 응원은 따스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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