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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최근 '해고자와 법인분할(물적분할) 문제 서로 양보' '노사대표 생중계 토론' 등 교섭석상 외에서 임금협상 해결 방안을 제안하고 있는 것과 관련, 회사는 '일방통행, 보여주기 식 행보'라고 비판하며 노조의 제안으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현대중공업은 8일 사내소식지 '일사저널'을 통해 "보여주기 식 황당한 제안은 임협 마무리에 도움이 안 된다"며 "노조가 진정으로 교섭 마무리와 위기극복 동참 의지가 있다면, 똑같은 제안을 반복하며 소모전을 벌일 것이 아니라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선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노조가 지지부진한 지난해 임금협상 해결을 위한 취지로 회사를 향해 여러 제안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7일 사측에 △노조가 요구한 현안(해고자) 적극적 수용 △하청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에게 특별금 제시 △한국조선해양의 재무제표와 연결한 성과금 산출 기준 마련 등 내용이 담긴 '특별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노사갈등의 핵심인 해고자와 법인분할 문제를 서로 양보하는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것인데, 회사는 "코로나19로 경영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입장 변화 없이 특별금 지급 등 더욱 무리한 요구를 내걸고 있는 노조의 제안을 수용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거절했다.


노조의 재차 수용 요청에도 회사가 거부 입장을 고수하자, 지난 7일에는 조경근 노조지부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 대표 생중계 토론을 통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자는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 역시 회사는 거절 입장을 밝혔고, 노조가 임협 해결을 위해 내놓은 제안들을 회사가 거부하는 모양새가 거듭되자 노조 행보에 대해 사측이 경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사측은 "노사 대표 교섭을 생중계하자는 황당한 제안은 지금까지 양측 대표가 수차례 만나 의견을 나눴던 모든 내용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사전 협의 없이 촉박한 기일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의도도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회사는 "최근 노조가 이어가고 있는 '일방통행' 식 행보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코로나19 예방이 시급한 상황에서 모두가 우려하는 파업을 강행하더니, 불쑥 교섭 석상에서조차 언급한 적 없었고 회사가 수용하기도 힘든 4가지 제안을 내걸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입장을 고수한 채 무리한 요구로 일관하는 것은 책임을 떠넘기고 명분을 쌓으려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처럼 노조가 협상의 상대방은 물론, 대다수 조합원의 간절한 염원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면 회사도 그동안 실무협의에서 논의됐던 모든 내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근 사내 게시판과 식당 등에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선거벽보와 유인물이 배포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노조 측이 겉으로는 노사 신뢰관계를 강조하며 임단협 타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마음은 다른 곳에 있다"며 "노조는 정치 개입보다 난항을 겪고 있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 집중할 때"라고 호소했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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