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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온라인 개학을 했다.
원격 수업은 학습 시스템과 운영 방법 등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들이 오프라인보다 훨씬 많다. 비대면 수업방식은 교사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우리나라 초·중등 학교교육에서 생소한 느낌마저 든다. 온라인 개학이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겠지만 이번 기회에 코로나발 학교 교육 혁신의 출발점이라 받아들이면 어떨까. 원격수업은 먼저 학년별로 개학해 적응 기간을 거친다.
수업 콘텐츠와 플랫폼 활용법 등을 익히는 시간과 개학식, 학습방법, 출결 등 오리엔테이션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상급 기관의 번개 행정으로 학교는 아직 원격수업에 대한 준비가 촘촘하지 못하다. 수업시스템이나 학생과 교사 연수, 콘텐츠 제작과 활용 등 수업 환경을 갖추기에는 시간이 짧다. 교사들은 원격수업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 학생과 교사들에게 주어진 인터넷 환경에 맞추어 수업방법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현재 원격수업은 크게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면대면 수업과 가장 가장 유사한 것은 교사와 학생이 동시에 일정한 플랫폼에 접속해 화상수업을 진행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학생과 교사들이 온라인 시스템 등 인프라가 충분히 갖추어지고 시스템 운영자의 도움이 있어야 가능하다.
현재 그런 환경을 구비한 학교는 극히 드물다. 결국 기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인터넷이 충분히 작동되어야 가능하다.
교육기관에서는 정보화 기기 대여와 인터넷 통신비를 지원해 수업받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이것도 광케이블이 학습자 거주지 가까이에 깔려 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 방법보다는 이미 녹화한 강의를 학생들이 듣고 댓글을 달고 교사가 피드백하는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이 현실적으로 가장 활용 가능성이 크다. 방송 통신 수업이나 인터넷 강의처럼 범용성이 강하다.
그러나 이 방법도 학생들이 하루 종일 모니터를 쳐다보게 되어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이 경우는 질의응답이나 토론 등 상호작용이 실시간으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일반 SNS를 적절히 사용한다면 현실적이다. 다만 선결 조건은 교과서 학습 내용과 학습자 특성이 반영된 콘텐츠가 존재해야 된다.

그런 기존의 콘텐츠를 구하기 어렵다면 결국 교사가 직접 만든 수업 콘텐츠를 병용해야 한다. 이런 콘텐츠는 교사가 직접 만들 수 밖에 없다. 그것은 교사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학교마다 콘텐츠 제작 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예산과 시간이다. 교육청 직속기관에 원격수업 지원센터를 설치헤 학교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떤 교과는 과제를 내주면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과제수행 중심 수업' 이 적합할 수도 있다. 학생이 직접 과제를 수행하면서 스스로 배움을 터득하는 것이다. 인간의 인식체계를 고려한다면 학습자가 직접 지식을 구성해 가는 것이 학습에 가장 효과적이다.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대신 과제를 수행한다면 의미없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세계적으로 학구열이 높다. 그래도 우리는 원격수업을 하려면 학생들을 믿어야 한다.
이런 수업방법에 관한 고민은 순전히 교과 담당 선생님들의 몫이다.

어떤 방법을 적용할 것인지는 수업목표 달성에 가장 효과적인 것을 선택할수 밖에 없다. 효과를 높이려면 원격 수업의 정형화된 틀을 고집해서는 답이 없다. 다양한 수업 기술을 혼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정형화된 모형에 구속되기보다 창의적인 변형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어떤 단원의 교육 목표 달성에 필요한 방법들을 융합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을 진행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수업 내·외적인 일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필자는 현재 상황이 교육 혁신의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원격수업이 한국 교육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세계 유력 언론들은 한국의 질병관리를 모범 사례로 보도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사기업을 활용해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설비를 빠르게 갖추도록 허락, 대량 생산을 준비해 많은 사람들을 검사할 수 있었다. 또 의료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었고 전국의 의료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헌신적 노력이 코로나 대응에 찬사를 받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교의 원격수업 시설은 부족하지만 교사들의 역량이 우수하다. 오늘 성공적인 첫 수업에서 그것을 증명했다.
교사들은 낯선 길을 가야 한다. 그 길은 꽃길이기보다 험한 길이다. 이 시대 교사들은 힘들겠지만 한분 한분 꽃씨 하나 뿌리면 뒤따라오는 후배 교사들은 꽃길을 걸을 수 있다. 그래서 코로나발 위기상황를 극복한 세계 최고의 모범사례로 기억되기를 갈망한다. 지금부터 우리 교사들이 지혜를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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