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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빠져들면서 울산의 집값이 상승 6개월여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여기에다 지역 주택경기는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분양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감정원이 9일 발표한 '2020년 4월 첫 주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했다. 

코로나19 충격파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든 지난 2월 말 이후 하강곡선을 그리던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주 0.02% 오른 것을 끝으로 상승랠리를 멈춘 뒤 이번 주 결국 마이너스로 주저앉았다.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중순 3년 가까이 이어진 조선업 침체에서 벗어나 상승반전한 지 꼭 30주 만에 코로나발 불황에 발목이 잡혀 하락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0.06% 상승했으나 지방광역시 중 0.11% 오른 대전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지방광역시 중 대구(-0.04%)가 가장 많이 내렸고, 부산(-0.03%), 광주(-0.01%), 울산이 뒤를 이었다.

울산지역 5개 구·군의 이번 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등락이 엇갈렸다. 특히 이번 주에는 울주군(-0.15%)이 가장 큰 폭으로 내리며 울산 전체 아파트 매매가 하락을 주도한 반면, 북구(0.07%)와 중구(0.01%) 상승했다. 또 남구와 동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0.0%)을 기록했다.

울산의 이번 아파트 전세가격은 0.04% 올랐으나 지난달 상승률에 비해 오름세는 급격히 둔화됐다. 각 구·군 중에선 울주군(-0.11%)이 유일하게 내렸고, 북구(0.15%)의 전세가 상승 폭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다. 이밖에 남구와 동구는 나란히 0.04%, 중구는 0.05%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로나발 불황은 울산의 집값을 끌어내리는 동시에 주택사업 경기까지 꽁꽁 얼려버렸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4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조사' 결과, 울산의 이달 HSSI 전망치는 42.1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80.9)에 비해 38.8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지난 2017년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에서 분양경기실사지수를 분리 조사한 이후 최저치다.

울산의 이달 HSSI 전망치는 전국 평균 전망치 52.2에 비해 10.1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지방광역시 중 가장 낮고,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충북(37.5)과 함께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울산의 역대 HSSI 전망치가 40선으로 주저앉은 적은 조선업 불황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18년 10월(47.8) 딱 한 차례뿐이었는데, 이번 코로나발 불황이 지수 저점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의 울산 HSSI 전망치는 114.2와 100.0을 기록하며 전국 최고 수준이었던 것이, 지난 2월 89.4로 하락한 뒤 지난달 80.9에 이어 이번 달 42.1로 추락하며 코로나 충격파의 강도로 실감케 했다.

전망치 추락과 함께 지난달 울산의 HSSI 실적치도 47.3으로 주저앉으며 지수 기록을 새로 썼다. 이 수치 역시 지방 광역시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울산의 주택체감경기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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