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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 9일 울산여자중학교에서 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울산여중에서는 실시간 화상 연결을 하는 쌍방향 수업 대신 게시판을 통해 출석 체크를 하고 EBS 콘텐츠를 제공하는 단방향 수업이 이뤄졌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 9일 울산여자중학교에서 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울산여중에서는 실시간 화상 연결을 하는 쌍방향 수업 대신 게시판을 통해 출석 체크를 하고 EBS 콘텐츠를 제공하는 단방향 수업이 이뤄졌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왜? 프로필 사진으로 볼 때와 이렇게 화상 수업으로 직접 확인한 얼굴이 달라?"
"네"
"미안해 얘들아"

화면으로 만난 교사의 농담 섞인 첫 인사에 학생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9일 오전 11시, 4교시 수업을 앞둔 울산중앙여고 3학년 7반 교실. 여고생들의 왁자한 웃음소리에 교사와 학생들은 어색함을 털어버렸다.

온라인 개학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원격 수업을 처음 실시하게 된 융합과학 과목 최부상(35) 교사는 학생들에게 시스템 테스트를 위해 수업 시작 30분 전 입실을 독려했다. 학생들은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에 개설된 온라인 학급으로 입실했다. 올 새학기 이 학교로 전보 온 최 교사는 이날 화면으로 학생들을 처음 만났다. 학생들 역시 같은 반 친구들 얼굴을 확인하는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가 물러가고 오프라인 개학을 해서 하루 빨리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그때까지 우리 온라인 수업에 최선을 다하자. 이제 출석체크 할거야. 본인 얼굴 확인해야 하니 마스크는 벗어줄래?"

최 교사는 우측 상단에 뜬 학번과 이름으로 학생 출결을 체크했다. 최 교사는 자신을 소개하면서 댓글과 표정으로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수업은 장비와 연결상 오류 등을 테스트하고 학생에게 온라인 수업 방향에 대해 안내하는 '오리엔테이션'으로 진행됐다. 간간히 연결이 지연되거나 교사 질문이 잘 들리지 않아 학생들이 되묻는 것 외에는 별다른 문제 없이 수업이 이어졌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 모두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원격수업이고 곧 대입을 앞둔 고3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불안해하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최 교사는 "준비 시간이 짧고 처음이다 보니 미숙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며 "앞으로 3학년은 입시를 준비해야 하다 보니 EBS 콘텐츠를 주로 활용하고, 1~2학년은 실시간 원격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최 교사는 능숙하게 수업을 완료했다. 올해로 정교사 8년 차인 최 교사는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 연령대가 있거나 기기 다루는데 익숙치 않은 교사들은 쌍방향 수업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중앙여고 성임주 교감은 "개학연기로 수업일수가 줄어 같은 학습량을 더 짧은 시간에 소화해야 하다 보니 교사들에게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만 하라고 독려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다수의 학교들도 단방향 수업을 하게 된다. 한 시간 빠른 오전 10시 3학년 영어교과를 원격으로 진행한 울산여중은 EBS 컨텐츠를 업로드 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과의 소통은 화상이 아닌 게시판 댓글을 통해서 이뤄졌다. 학생들 대부분이 댓글 달기로 출석을 표시했지만, 출석을 하고도 시간표에 맞춰 학습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도 간혹 있었다. 대면수업처럼 직접 지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교사들은 출석하지 않거나 학습 참여가 저조한 학생들은 그때 그때 문자로 확인하고 독려했다.  

울산여중 연구부장 김공림 교사는 "개학이 늦춰지고 생활리듬이 바뀌거나 부모 출근으로 간혹 늦잠자는 학생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대면수업에서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원격수업에서도 관심이 부족하고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다소 혼란을 겪는 학교들도 있었다. 이날 천상중을 비롯한 몇몇 학교에서는 EBS 온라인클래스에 접속이 안돼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오전 10시부터 50분간 접속이 지연돼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을 해야만 했다. 이날 오전 EBS 온라인클래스 사이트에는 많은 학생이 동시 접속하는 바람에 5~10분가량 걸리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힘들 경우 당분간 중고교생 대상 원격수업은 EBS 강의 등 기존 콘텐츠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콘텐츠 활용형 수업을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과제물을 부여해 이를 수행한 경우 수업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이날 울산에서 온라인 개학을 한 학생들은 고3과 중3 학생들로, 중학교 64곳 9,918명, 고등학교 58곳 1만 552명, 특수학교의 경우 중3 50명, 고3 57명이다. 고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2학년, 초등 4~6학년은 오는 16일, 초등 1~3학년은 오는 20일 온라인 개학한다.    하주화기자 jhh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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