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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최근 특별제안을 통해서도 지난해 임금협상을 해결하지 못하자 현장에서 노조 집행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장조직 '노동자중심'은 9일 소식지를 내고 최근 노조가 사측에 특별제안을 했다가 반려당한 것과 관련해 "지부의 특별제안은 명분과 실리 그 어느 것도 얻은 게 없다"고 비판했다.

노동자중심은 "지부가 느닷없이 사측에 특별제안을 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가 암흑기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고민과 다급함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내용이나 절차가 너무나 아쉽다"며 "특히 조합원의 관심이 집중된 임금관련을 맨 끝에, 그것도 구체적 요구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가장 우선순위가 돼야 할 임금이 현안에 매몰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금협상은 말 그대로 임금을 높이는 데 주목적이 있는데, 특별히 제안한다면 적어도 임금인상액과 관련한 구체적 요구가 있어야 함이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또 노동자중심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사반대를 외친 물적 분할과 관련한 소송을 취하한다는 중요한 문제를 조합원과 전혀 소통도 하지 않은 채 결정한 것은 지부의 독선이다"며 "특별제안이 어떤 의미나 전략을 갖고 있던지 적어도 조합원의 의견을 듣고 설명부터 했어야 할 일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경기침체는 더욱 우리의 목을 조르고 있고, 과거보다 더한 고통과 어려움이 닥쳐올지 알 수 없다"며 "지부는 하루빨리 지난해 교섭을 매듭짓고 훗날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현장조직 '미래희망노동자'도 지난 6일 소식지를 통해 노조의 특별제안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희망노동자는 "집행부는 지난해 법인분할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며 분노한 조합원과 투쟁의 선봉에 섰던 대의원들에게 한마디 상의 없이 법인분할을 인정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조합원들의 여론 수렴도 없이 제대로 된 투쟁 한번 하지 않고 자본에 구걸하는 집행부를 두고 조합원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 임금협상을 시작했으나 11개월이 지나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31일 회사 법인분할 주주총회를 둘러싼 노사 대립 과정에서 발생한 해고자 문제 해법 등을 놓고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교섭 자체에 아무런 진전이 없다. 노조는 교섭 난항을 이유로 지난달 20일 올해 첫 부분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측에 △노조가 요구한 현안(해고자) 적극적 수용 △하청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에게 특별금 제시 △한국조선해양의 재무제표와 연결한 성과금 산출 기준 마련 등 내용이 담긴 특별제안을 했지만 회사는 '무리한 요구'라며 거부했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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