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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봄 햇살에 졸음이 쏟아지는 춘곤증(春困症)은 우리에게 익숙한 증상이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춘곤증은 정식 의학 명칭이 아니다. 모든 계절의 변화에 우리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환경 부적응 현상이 생길 수 있는데,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올 때 특히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흔히 춘곤증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춘곤증이란 몸의 피로감(疲勞感·fatigue)과 졸음을 특징으로 하는데, 보통 1~3주가 되면 없어진다. 춘곤증 그 자체는 결코 질병이 아니지만, 이런 피로감 등의 증상을 가볍게 넘기면 간염(肝炎·hepatitis)이나 결핵(結核·tuberculosis) 등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병의 중요한 초기 신호를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영양섭취가 불균형하거나 겨울 동안 추위를 핑계로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특히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춘곤증의 대표 증상인 피로감과 졸음 이외에도 식욕부진(食慾不振), 소화불량(消化不良), 현기증(眩氣症)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으며, 가슴이 뛰고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등 갱년기 증상과 비슷하게 신체적으로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겨울 동안 움츠렸던 인체가 따뜻한 봄 날씨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로 볼 수 있다. 봄이 되면 밤이 짧아지고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며 근육이 이완되면서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또한 봄이 되면 활동량이 늘면서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겨우내 이를 충분하게 섭취하지 못해 생기는 영양상의 불균형이 춘곤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과음이나 지나친 흡연을 피해야 한다. 스트레스 해소 명목으로 음주나 흡연을 한다면 몸의 피곤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삼가는 것이 좋다. 카페인 섭취도 줄이는 것이 좋은데, 졸린다고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자주 마실 경우 수면 패턴이 흐트러져서 더 졸릴 수 있다.

아침을 먹는 습관은 중요하다. 오전 동안 뇌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주고 점심식사 때 과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심에 과식을 하게 되면 춘곤증과 함께 식곤증이 같이 몰려와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벼운 운동을 해서 근육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맨손체조와 가벼운 스트레칭, 산책 정도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도록 한다.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이나 맨손체조를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되어 춘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아침에 일어날 때에도 가볍게 체조나 운동을 하면 훨씬 몸이 가볍고 거뜬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비타민이 풍부한 봄나물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특히 비타민B1과 C가 많은 음식이 좋은데, 봄에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체내 비타민 소비량이 급혁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비타민 B1이 많은 음식으로는 보리, 콩, 계란, 시금치, 돼지고기, 깨소금, 붉은 팥, 강낭콩, 땅콩, 잡곡밥 등이 있으며, 비타민 C가 많은 음식으로는 과일, 야채, 냉이,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 등이 있다.

자동차 운전 중에 춘곤증이 나타나면 집중이 안되고 졸음운전으로 이어져 자동차 사고를 일으키기 쉽다. 이런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춘곤증으로 인한 자동차 사고를 예방하려면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할 때 2시간 간격으로 휴식시간을 가져야 한다. 실외로 나가서 체조를 하거나 신선한 공기를 쐬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자주 시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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