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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15 총선 투표일이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는 어느 선거보다 보다 깜깜이 선거, 비방선거, 혼탁선거로 치러졌다. 선거의 핵심이라고 할 지역의 정책은 실종되고 네거티브 공방이 극에 달한 선거전이었다. 나라의 일꾼을 뽑는 선거에 지역발전과 국가 발전을 위한 어젠다는 상실했고 서로가 적임자임을 주장하며 여전히 적폐청산과 정권심판을 이슈로 비방전에 날을 세웠다. 

이 때문에 선거에 환멸을 느낀다는 유권자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는 유권자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가장 확실한 수단이자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정치에 혐오를 느끼고 정치인에게 염증을 느끼더라도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참여하고 난 뒤 비판도 제소리를 낼 수 있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투표장에 가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 

문제는 갈수록 선거전에서 후보자들이 보여주는 태도에 있다. 이번 4·15 총선만 해도 유난히 비방전이 많았던 선거였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투표에 참여해 끝까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주민이 지도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직접 참여의 투표권을 쟁취하기까지 쏟았던 피와 희생을 생각한다면 투표권을 포기한다는 더욱 있을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번 투표는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울산시와 시선거관리위원회가 코로나19와 관련, 오늘 총선 투표일을 맞아 유권자들이 안심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투표관리 특별 대책'을 마련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이미 지난 10일과 11일 양일에 걸쳐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56개 관내 투표소에 안심투표 대책을 추진했고 오늘  284개 투표소에 대해 어제까지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만전의 준비를 다 했다고 밝혔다. 

울산시와 선관위는 오늘 투표소에 가는 선거인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투표소 입구에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 체크 후, 발열이 없는 선거인은 비치된 소독제로 손을 소독한 뒤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투표소에 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른 선거인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별도 설치된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하도록 할 예정이며, 임시기표소는 주기적으로 소독한다. 또한 △모든 투표사무원과 참관인의 마스크 및 의료용 장갑 착용 △투표소 출입문 및 물품·장비 등 수시 소독 △선거인 간 줄 간격 1m 이상 유지 △투표소 주기적 환기 등이 이뤄진다. 선관위는 이미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중대한 신체장애로 거동할 수 없는 사람, 병원·요양소·수용소·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기거하는 사람 등 총 1,713명을 대상으로 거소투표 신고를 받았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거소 투표신고를 한 선거인은 5명으로 이들은 병원, 또는 자택에서 거소투표를 할 수 있다. 

울산시와 시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들이 안심하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4·15 총선 투표 참여 대국민 행동수칙'을 정했다"면서 △마스크 착용하고 투표소 가기 △투표소 입구에서 발열 체크받고 손소독 후 비닐장갑 착용하기 △투표소 안·밖에서 대화 자제 및 1m 이상 간격 두기 △본인 확인 시 마스크 잠깐 벗거나 살짝 내리기 등의 행동수칙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2주간 피 말리는 선거운동을 했던 후보자나 일반시민 모두는 오늘 하루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문제는 투표소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후보를 선택하느냐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사안이다. 투표소에는 말 그대로 투표를 할 수 있을 장소일 뿐,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누가 출마했는지, 해당 후보의 이력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일체의 설명이 없다. 따라서 투표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이 모든 정보를 입수, 누구에게 표를 줄 것인지를 결정하고 가야 한다. 그 결정의 요체는 바로 후보들의 인물과 정책, 그리고 공약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후보자가 벌여온 선거운동의 과정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보다 정확하게 하도록 하기 위한 운동이 매니페스토(manifesto)운동이다. 매니페스토의 5대 조건(SMART)은 구체성(Specific), 측정가능성(Measurable), 달성가능성(Achievable), 타당성(Relevant), 기한명시(Timed)다. 무엇보다 매니페스토는 얄팍한 당리당략을 위한 이벤트성, 선심성 공약을 근절하고 실현가능한 정책 공약을 국민에게 약속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가 행사하는 한 표의 가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한 표의 행사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과 국가의 살림살이에 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내 의견이 빠진 자리는 남이 차지하고, 다시 바꿀 수 있는 기회는 4년 후에나 찾아온다. 투표는 그런 점에서 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밝히고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민주시민으로서 감시와 행동에 동참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하다. 우리들의 한 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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