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 코로나 선거…투표소는 '이격' 개표소는 '밀착'
전대미문 코로나 선거…투표소는 '이격' 개표소는 '밀착'
  • 울산신문
  • 2020.04.1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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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개표 현장 이모저모]
신일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울산 남구 개표소에서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는 선관위 관계자와 개표 사무원들.
신일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울산 남구 개표소에서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는 선관위 관계자와 개표 사무원들.

사상 유례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이 무사히 끝났다. 감염을 우려한 유권자들의 선거 기피로 투표율이 낮은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는 기우였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 6시 투표 마감까지 울산의 투표장은 긴 행렬이 이어졌다. 소중한 한 표로 나라의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유권자의 투표 열기는 코로나19 사태를 무색케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감염 차단을 위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일반 유권자들의 거리두기 줄서기는 투표장마다 진풍경을 연출했다. 우리나라 선거사에 '코로나 총선'으로 기록될 울산의 투·개표 현장을 화보와 함께 들여다봤다. 편집자

# 울산 최고령 투표자는 우정동 102세 김 할머니

남구 옥동 제3투표소인 신정중학교 체육관에서 거동이 불편한 한 어르신이 선관위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남구 옥동 제3투표소인 신정중학교 체육관에서 거동이 불편한 한 어르신이 선관위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기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울산지역 최고령 투표자는 중구 우정동에 사는 102세(1917년 생)의 김 모 할머니로 15일 오전 일찍 우정동 제3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1910년생인 울산 최고령 109세 임 모 할머니는 요양원 생활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자들이 투표를 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일반 국민들의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 이후 투표에 참여했다. 이들은 오후 5시2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자가격리가 일시적으로 해제됐으며, 자택에서 일대일 동행 또는 출발을 고지한 뒤 투표소로 출발해 투표에 참여했다. 울산에서는 4월 1일 이후 자가격리자 949명 가운데 선거권을 가진 18세 이상이 521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선거 참여희망자는 46.6%인 243명이 선거 참여 희망을 밝혔지만, 투표시간 등의 불편 때문인지 실제 투표는 75.7%인 184명에 그쳤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5일 남구 신정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유권자들이 사회적 거리를 둔 채 길게 줄을 서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5일 남구 신정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유권자들이 사회적 거리를 둔 채 길게 줄을 서 있다.
15일 중구 우정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에 마련된 중구 우정동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 소독을 하고 일회용 비닐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15일 중구 우정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에 마련된 중구 우정동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 소독을 하고 일회용 비닐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 투표용지 교체 거부 당하자 찢기도…기표소 내 촬영 등 다사다난
이날 오전 7시 40분께 남구 모 투표소에서는 유권자 1명이 투표용지를 찢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유권자는 투표 후 "기표를 잘 못 했다"며 용지 교체를 요구했으나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거부당하자 화를 내며 용지를 찢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권자는 용지를 찢은 후 곧바로 투표장을 떠났고, 선거사무원들은 이 유권자 신원을 확인하고 있으며, 선관위 측에 통보해 법적 문제가 없는지 판단할 방침이다.
이에 앞선 오전 6시 30분께 남구 야음장생포동 제3투표소에서는 유권자 1명이 투표용지 2장 중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그대로 기표소에 놔둔 것을 다른 유권자가 발견해 선거사무원에게 알렸다. 선거사무원들은 기표 내용이 공개된 것으로 판단해, 해당 표를 무효 처리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는 한 유권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는 한 유권자.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5일 신정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남구 옥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투표를 하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5일 신정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남구 옥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투표를 하고 있다.


비슷한 시간 남구 달동 제5투표소에선 한 유권자가 기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가 적발됐다. 선거사무원은 해당 사진이 유포되지는 않은 것을 확인하고 삭제 조치한 후 주의를 줬다.
선거일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며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는 행위,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행위, 투표소 100m 안에서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공직선거법은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 농소1동 CGV 영화관 이색 투표소
울산 284개 투표소 중 영화관에서도 투표소가 마련돼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북구 농소1동 제4투표소는 CGV신천리플렉스 1층에 마련돼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영화관을 배경으로 투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이 영화과는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 운영 잠정 중단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엄중한 상황 속에 치러진 총선이었음에도 15일 울산의 투표는 의외로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다.

석남사 비구니 스님 10여명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5일 울주군 상북면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위해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석남사 비구니 스님 10여명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5일 울주군 상북면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위해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 석남사 비구니 스님 10여명도 소중한 한표 행사
오전 7시께 울주군 상북면 제3투표소에 석남사 비구니 스님 10여 명이 찾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투표소 입구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줄지어 기다리던 스님들은 손소독 후 일제히 각자 준비해온 하얀 면장갑과 마스크, 모자를 착용한 뒤 기표소에 입장했다.
이날 선거는 투표장 진입부터 생소했다. 마크스를 착용한 상태로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고 손소독제를 바른 뒤 비닐장갑 2장씩 받고는 앞사람과 1m 이상 간격을 유지하며 긴 줄을 서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하고 어린 아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가족들도 눈에 띈다. "투표는 국민의 권리라는 것을 아이에게 가르치기 위해 같이 나왔습니다" 울산 동구 전하2동 투표소에서 아들의 손을 잡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나온 아빠와 엄마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7살 아들과 투표에 나선 김모(43)씨는 아이에게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하며, 투표는 국민의 권리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데리고 왔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이후 인근 바닷가로 나들이를 갈 예정이라며 "날씨가 좋아서 바닷가를 가려고 하는데, 그 전에 투표는 꼭 하고 가야하니까 왔다"고 덧붙였다.

# 역대급 길이 정당명부 비례대표 투표용지 "와~"

투표용지를 받고 있는 한 유권자.
투표용지를 받고 있는 한 유권자.

한참을 기다려 투표장에 들어가서는 마스크를 벗고 신분증과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선거인명부에 사인을 한 뒤에야 투표용지 2장을 받을 수 있었다. 지역구 후보의 투표용지는 예전과 다르지 않게 짧았으나 말로만 듣던 정당명부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받은 유권자들은 "와~ 길다"며 한마디씩 했다.

기표를 한 뒤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는 총총 걸음으로 투표장을 빠져나오는 유권자들은 해묵을 숙제를 끝낸 것처럼 다들 밝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선거업무 종사자들에게 건넨 한마디 "수고하세요." 미소로 마무리한 21대 총선이었다.

투표를 마친 한 유권자가 KBS·MBC·SBS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에 응하고 있다.
투표를 마친 한 유권자가 KBS·MBC·SBS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에 응하고 있다.

# 비닐장갑에 가린 손등 인증샷 대신 투표 확인증 SNS 인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투표인증샷'을 남기는 이들의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기존에는 손등에 도장을 찍어 SNS 등에 인증샷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선거에선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비닐장갑을 벗고 맨 손등 위에 도장을 찍거나, 비닐장갑을 낀 채 사진을 찍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런 이유로 '투표 확인증'을 들고 인증샷을 남기는 이들도 등장했다.

울산 중구 다운동 제1투표소를 방문한 전모(31)씨는 "투표를 마치고 나온 후 '투표 확인증'을 받아 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을 남겼다"며 "인증샷을 통해 각종 이벤트에 참여도 가능하고, 주변인에게 투표도 독려할 수 있어 기념사진을 남기게 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보호스크린을 착용한 채 개표작업을 벌이고 있는 한 개표사무원.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보호스크린을 착용한 채 개표작업을 벌이고 있는 한 개표사무원.

# 개표사무원·참관인도 입구서 발열 체크 등
남구갑·을 국회의원 선거 및 남구의회의원 재선거 개표작업이 진행된 울산 남구 신일중학교 체육관. 개표사무원 308명, 개표 참관원은 113명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남구 관내 112곳의 투표소에서 모인 투표함이 일제히 개봉되며 33개의 개표기와 7개의 분류기를 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표작업 풍경도 변화했다. 개표소 입장 시 발열 체크는 물론 개표사무원과 참관인 모두 마스크와 고무장갑을 착용했다.
반면, 내부에서는 일부 마스크를 미착용하고 1m 이내의 간격으로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했다. 글= 사회부종합·사진= 유은경기자 2006s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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