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은 제50회 지구의 날이다. 울산시는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변화 이슈화와 기후 행동(저탄소 생활 실천) 확산을 위해 오늘부터 28일까지 기후변화 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캠페인을 추진한다.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1970년 4월 22일 시작된 민간 주도의 세계 기념일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대규모 행사는 하지 않는다. 

대신 'SOS 기후 행동! 나의 지구를 구해줘'라는 주제로 온라인 중심으로 기후 행동(저탄소 생활 실천) 캠페인 위주로 진행된다. 전기불을 일제히 끄는 소등 행사는 오늘 밤 8시부터 8시 10분까지 전기 소비가 많은 시간대에 실시한다. 울산시청과 구·군청 등 관공서를 비롯해 지역 대표 상징물 태화루, 십리대밭교 등에서 실시된다. 일반 가정집은 자율적으로 참여한다. 이 행사는 더워지는 지구의 기후변화 심각성을 알리고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절약 등 평소 기후 행동에 동참하는 데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기획됐다. 

울산시는 기후변화 주간 유튜브, 트위터, 블로그 등 온라인에서 지구의 날 의미, 기후 행동 동참, 소등 행사 참여 등을 홍보한다. 이밖에 저탄소 생활을 주도한 그린리더 울산시협의회를 비롯해 11개 환경단체도 온라인에서 기후 행동 동참 릴레이 영상 캠페인을 한다.

지구를 구하기 위한 기후 행동은 대중교통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 걷기, 안 쓰는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 분리 배출,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이용하기,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등이 있다. 기후변화는 지구를 지키는 문제와 직결된다. 지구는 지금 환경후손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는 곧 탄소에너지의 과다한 사용이 불러온 재앙이다. 사실 우리는 에너지의 해외의존도가 97%에 달하면서도 자신의 일과는 무관한 것처럼 별 생각없이 살아왔다. 지구온난화나 화석연료 고갈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 걱정은 그때뿐,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는데도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만을 우선적으로 추구해 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낭비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 중에서도 전기 과소비는 심각하다. 전기의 과소비는 원가를 밑도는 싼 요금이 부추긴 결과다. 정부는 산업용의 경우 수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일반용은 물가관리 차원에서 억눌러 왔다. 값싼 전기료는 그 자체론 바람직하지만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정부는 전기료 현실화의 일환으로 원료비 연동제를 도입하고 요금체계를 전압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도시민들은 늘 밝은 불빛 속에 살면서 밤하늘에 예쁘게 빛나는 별빛을 본 지 오래 되었을 것이다. 지구의 날이나 기후주간에만 반짝하는 행사로 극히 일부의 시민들만이 참여하는 이벤트는 지양해야 한다. 

기후문제는 사실 우리의 일상과 직결된다. 울산지역 평균 기온이 오는 2100년대가 되면 17.32도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먼 이야기 같지만 이 같은 전망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따른다. 기후 변화는 해마다 체감지수가 민감할 정도로 우리 일상의 문제가 됐다. 2100년의 수치지만 이는 해마다 기온이 오르고 있고, 그에 따른 국지성 호우, 폭설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울산지역의 경우 기후 변화에 따른 대책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각종 재난·재해나 물관리 문제 등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한반도의 기후는 이미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한반도 일대는 아열대 기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비교적 자연재해에 피난처였던 울산도 몇 해 전부터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기후·대기 분야 업무를 중점 관리하는 등 생태환경 도시에 맞게 조직도 바꿔나가고 있다. 울산시는 향후 관계부처의 조직변화와 울산시의 조직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후·대기 분야를 포함한 여타 환경부서의 위상을 보다 격상시키는 추세다. 

울산이 이상 기후에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로 인한 물난리와 겨울철마다 반복되는 가뭄 등 울산도 기후변화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기후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울산에 '동해안 기후변화 연구센터'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바다 온도의 이상징후는 육상 기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이제 이상 기후는 대세라는 이야기다. 어느 지역보다 기후 변화에 안전지대였던 울산은 그런 의미에서 더욱 대비에 신경을 써야 한다. 기후변화의 피해는 철저한 대비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오늘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변화와 우리의 삶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