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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태화강 본류 겨울철(지난해 12월에서 올해 3월) 조류 모니터링 결과, 70종 13만5,103마리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많이 관찰된 종은 떼까마귀와 흰죽지, 청둥오리, 물닭, 붉은부리갈매기 등이었다. 울산 대표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는 2015년 5만5,000여 마리에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0만여 마리가 관찰되다가 올해는 3만 마리가 증가한 13만여 마리가 확인됐다. 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오다가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던 기러기목 오릿과 황오리도 다시 태화강을 찾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황오리는 오렌지빛이 나는 새로 울음소리가 요란하며 수컷은 검은 목테를 두르고 있다. 울산시는 태화강 하구 하천 생태계가 월동지로서 충분한 환경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흰목물떼새(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도 황오리와 함께 모래 하천을 찾아왔다. 맹금류인 황조롱이(천연기념물 제323-8호)와 말똥가리는 매년 태화강을 찾아오고 있으며, 새매(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천연기념물 제323-4호), 참매(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천연기념물 제323-1호) 등은 낮에 맨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 만큼 자주 출몰했다.

조류 이외에 태화강 중상류 하천 지류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노란목도리담비(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가 주민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뿐 아니라 외황강 하구, 회야호, 선암호수공원, 대암댐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추진해 생태 자원 자료를 확보하고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에 올려 철새 이동 서식지로서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알려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태화강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철새의 낙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7년 울산에서는 아시아버드페어 행사가 열린 적이 있다. 이 행사에 참가한 아시아버드페어 집행위원회 빅토르 유(Victor Yu) 공동위원장은 "바다와 산, 강을 접하고 있는 울산은 아시아권에서 보기 드문 철새와 물새가 다양해 많은 탐조 여행객들이 좋아할 곳"이라고 했다. 아시아 버드 페어에는 아시아 13개국과 비공식 파트너인 영국, 프랑스 등 철새 탐조인 100여 명 이상이 참가하는 아시아권의 철새박람회 성격을 가진 행사다. 이 행사에서 울산은 태화강 탐조대회와 국가별 홍보부스 운영, 떼까마귀 군무 탐조, 울산 시티투어 등 5일간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그만큼 울산은 이제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다. 이 가운데서도 태화강은 이미 철새의 낙원으로 변모했다. 

이와 함께 울산에는 이미 지난해 철새홍보관이 들어서 시민들의 철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설은 철새들의 생태 실태 조사 분석 및 연구와 더불어, 철새 생태 체험 및 교육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생태관광육성을 위해 필요한 사업과 지역 주민의 문화 복지를 위한 편의 시설을 제공하는 이곳은 옥상에서는 떼까마귀, 갈까마귀 등 겨울 철새와 물까치, 큰부리까마귀 등 텃새를 관찰할 수 있는 철새 전망대가 마련돼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의 철새도래지 하면 많은 국민들은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군무를 펼치는 '군산호'나, 우리나라 유일의 흑두루미 도래지인 '순천만 갯벌', 그리고 창녕의 '우포늪'과 낙동강 하구 '을숙도' 등을 떠올리면서도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울산은 제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태화강과 선암호수공원 등은 도심 속 전국 최대 규모의 철새도래지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올해 초 국제철새 보호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 가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울산에서 만나는 철새의 개체 수나 규모를 생각하면 이미 가입됐다고 생각할 만한 기구지만 지금이라도 가입에 나선다니 반가운 일이다. 

울산은 태화강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텃새와 철새를 무더기로 만날 수 있는 철새의 낙원이다. 실제로 태화강과 외황강, 회야호 등은 동아시아에서 대양주로 이동하는 철새의 중간 기착지다. 매년 2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정기적으로 찾아온다. 특히 태화강의 백로와 떼까마귀는 태화강에서만 만날 수 있는 진풍경이다. EAAFP 가입이 성사되면 울산의 볼거리는 한층 풍성해진다. 

EAAFP 는 자발적이고 비형식적인 국제기구로 총 37개 회원(정부 18, 국제기구 6, 국제비정부기구 12, 기업 1)으로 구성돼 있다. 사무국은 인천 송도에 있다. 국내에서는 철원평야, 천수만, 우포늪 등 15곳이 가입돼 있다. 울산시는 2013년 태화강 일원에 대한 EAAFP 가입을 추진했으나, 철새 개체 수는 많지만 특정 멸종 위기 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입이 유보됐다. 이에 울산시는 태화강 외에 외황강, 회야호, 선암호수공원 등으로 지역을 확대해 가입을 다시 추진한다. 울산의 자랑인 태화강이 이제 철새의 낙원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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