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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 사회는 완전히 달라진 일상으로 변화한다. 그야말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일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정부는 두 달 넘게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오늘부터 일상생활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운영 중단됐던 공공시설은 물론 민간 시설들도 단계적으로 문을 열고 초중고 학교의 등교수업도 시작된다.

여전히 불안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정부는 코로나19 위험성에 따라 생활 속 거리두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 3개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설정하며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확진자가 증가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면 언제든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한 지난달 19일 이후 2주 동안 신규 확진환자 수가 하루 10명 안팎으로 낮아졌고 집단발생 건수나 감염경로 불명 비율,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이 안정화됐다고 보고 생활 방역으로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면 우리 의료체계가 큰 부담 없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완전 종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길게는 2년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멈춘 채로 사회를 유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거리두기와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회식이나 모임, 외출 등 일상생활을 허용하기로 했다. 운영을 중단했던 공공시설은 시설별 위험도를 고려해 방역지침 마련을 전제로 단계적으로 운영을 재개한다. 국립공원, 실외 생활체육시설 등 실외 분산시설과 미술관, 박물관 같은 실내 분산시설은 우선 개장한다. 이후 스포츠 관람시설과 같은 실외 밀집시설과 국공립극장·공연장·복지관과 같은 실내 밀집시설을 개장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가장 달라지는 것은 무엇보다 일선 학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두 달 넘게 닫혔던 학교 문이 다음 주부터 열리게 된다. 입시일정을 고려해 고3 학생들부터 13일에 첫 등교 수업을 시작하고 나머지 학년은 세 차례로 나눠서 등교 일정이 조정된다. 교육부와 중대본은 코로나19 대응 체계를 오늘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는 만큼, 그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중단했던 등교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고2 이하 학년의 등교는 이달 20일부터 하기로 했다. 고3 학생들의 경우 학기 초에 이뤄졌어야 할 진로·진학 상담이 너무 늦어졌고, 대입 수시모집용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를 빨리 채워야 하는 등 이유 때문에 등교 시기를 당겼다. 

교육부는 "교원·학부모 대상 설문조사에서 고3이 우선 등교하는 방안에 교원의 76.9%, 학부모의 85.0%가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중·고등학교는 고학년부터, 초등학교는 저학년부터 등교를 시작한다. 20일에 고2·중3과 초 1∼2학년이 등교하고, 27일에는 고1·중2와 초 3∼4학년이 등교한다. 마지막으로 6월 1일에 중1과 초 5∼6학년이 등교한다. 유치원도 20일부터 문을 연다. 유치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원격수업도 하지 않은 채 휴업 중이었는데, 원래 개학일인 3월 2일 이후로 79일 만에 개학하게 됐다.

문제는 이제부터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있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동안 우리 사회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물론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억압된 생활을 해 온 탓에 여기에서 벗어나고픈 시민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방역에 이완된 자세를 보일 경우 또다시 코로나19 창궐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지난 주말 황금연휴를 맞아 전국의 주요관광지는 많은 인파로 붐볐다. 이번 연휴 기간의 느슨한 방역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정부는 예방활동의 완화책을 내놓았다. 학교개학과 생활방역 전환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 방역과 안전의식이 뒷받침돼야 실현 가능하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에서도 시설의 방역이나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모임 인원수 조정 등 기본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앞으로 몇 주간이 코로나19 장기화를 차단하는 중대한 기로다. 방역 당국과 지자체는 자율적으로 기본수칙을 지키게 하는 유인책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시민들은 스스로 방역 최일선에 있다는 자세로 생활 방역 전환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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