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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 1분기 2조 원이 넘는 손실을 내며 1962년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 부진에 빠졌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 하락에 수요 감소 등 악재가 겹친 석유사업의 손실이 컸다. 주요 사업 중 석유개발과 윤활유, 소재를 제외한 화학과 배터리 부문에서 적자가 났다.

#석유제품 2017년 2분기 후 최저 매출
SK이노베이션은 6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손실은 1조7,75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3,28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전년 동기에 비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당초 영업손실이 1조39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보다 7,700억 원 많은 규모다. 1분기 매출은 11조1,63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64%(1조6,144억 원) 감소했다. 순손실은 1조5,522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한데다 정제 마진 축소와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 부진까지 겹치는 2중고로 석유사업이 큰 폭의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 규모는 9,418억 원, 항공유와 휘발유 등 상품 가격이 원유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등으로 석유사업에서만 1조 6,36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도 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판매단가 하락과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로, 분기 매출 기준으로 2017년 2분기 10조 5,413억 원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화학사업 17분기만에 898억 적자 기록
게다가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2,720억 원의 영업 외 손실까지 더해져 세전손실은 2조 472억 원에 달했다. 환차손까지 더하면 4중고에 직면한 최악의 시기에 나온 영업실적인 셈이다. 

화학사업에서는 전분기보다 제품 마진이 개선됐으나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971억 원 줄어들어 898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의 분기 적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17분기 만이다.

#배터리공장 운영효율화로 손실폭 줄여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원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로 전 분기보다 580억 원 줄어든 289억 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매출감소 속에서도 페루 광구 운영 비용과 미국 자산의 감가상각비가 줄어들며 직 분기보다 41억 원 늘어난 453억 원을 거뒀다.

배터리사업은 작년 말 완공한 중국과 헝가리 공장을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 가동하며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전 분기보다 영업 손실폭은 75억 원 줄어든 1,049억 원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영업익 36억 증가 270억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Lithium ion Battery Seperator) 판매가 늘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6억 원 늘어난 270억 원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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