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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판매가 유럽과 미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국내외 판매 실적이 10만대 중반 수준으로 추락하며, 수출이 본궤도에 오른 2000년대 초 이후 거의 20년 만에 최악의 실적 부진에 빠졌다.
 
현대자동차는 6일 올 4월 판매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달 전 세계 시장에서 총 15만 9,079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36만 8,953대를 판매한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56.9%나 급감한 수치다. 국내에서 7만 1,042대, 해외에선 8만 8,037대 판매에 그쳤다.
 
국내 판매는 7만대 수준을 회복하며 전년 동월 대비 0.5% 감소에 그치며 선방한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딜러사들이 영업을 중단한 해외에서 무려 70.4%나 급감해 타격이 컸다. 국내외 전체 판매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60% 가까이 줄어든 16만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노조 파업이 한 달간 이어진 2006년 7월(12만 8,489대)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에선 코로나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 속에서도 비교적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랜저가 1만 5,000대 팔리며 국내 판매를 이끌었고, 이어 아반떼 8,249대, 쏘나타 5,385대 등 세단은 총 2만 9,462대가 팔렸다.
 
특히, 지난달 새 모델이 출시된 아반떼는 1만 2,364대가 팔린 2016년 6월 이래 3년 10개월 만에 최다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여기에 6개월 연속으로 국내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한 그랜저 판매도 전년 동월 대비 48.0% 늘었다. RV는 팰리세이드 5,873대, 코나 4,288대, 싼타페 3,468대 등 총 1만 8,116대가 팔렸다.
 
상용차는 그랜드 스타렉스와 포터를 합한 소형 상용차가 1만 645대 판매됐고, 중대형 버스와 트럭을 합한 대형 상용차는 2,602대가 팔렸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가 4,416대 팔리며 판매를 이끌었고, 이어 GV80 4,324대, G70 826대, G90 651대 판매되는 등 총 1만 217대가 팔렸다.
 
문제는 해외 판매였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유렵의 코로나19 확산으로 판매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은 됐지만, 10만 대가 무너진 것은 충격이었다.
 
무엇보다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 감소율이 70.4%에 달한 것은 2003년 7월(5만 7,732대) 이후 17년 만으로,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해외 판매가 이처럼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에 딜러사까지 영업을 중단한 탓이 컸고, 또 유럽과 미국, 인도 등 일부 해외 공장의 가동 중단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한편, 판매 정상화를 위해 힘쓸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계에 유례없이 닥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조기 정상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판매의 경우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했다"면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활동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판매 정상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성환기자 csh995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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